뛰는 집값에 직접 강력 경고..세제 개편 등 추가 대책 예고
[경향신문]
보유세 강화 주문에 종부세 세율 인상 가능성 높아져
물량 확대엔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청약 확대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다주택자 등 투기꾼 대상 보유세 강화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지시한 것은 6·17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정부도 이에 따라 조만간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종부세와 양도세 인상을, 지난달 ‘6·17 부동산대책’에서는 법인 종부세율 인상을 각각 추진 중이다. 기존 안보다 세율을 더 높여 새로운 개정안을 제시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공급 확대의 경우 기존 3기 신도시 계획에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한편 서울 도심은 공공재개발 확대, 역세권 개발 활성화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세 대폭 강화 나설까
문 대통령은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보고받은 뒤 “투기성 매입에 대해선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며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종부세 인상안은 12·16대책 당시 마련된 원안대로 9월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16대책의 종부세 개정안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 종부세율을 최대 0.3%포인트 인상하고, 3주택 이상 보유자 및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보유자 종부세율을 최대 0.8%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보유세 강화’를 주문하면서 기존 보유세안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당장 현 상황을 모면하려고 ‘종부세율을 몇 % 올리겠다’는 수준보단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인상해 집값을 잡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 당시처럼 일정 수준의 부동산 실효세율 달성을 목표로 세울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는 ‘실효세율 0.5%’를 목표로 설정하고 종부세 신설 등 세재개혁에 나선 전례가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전체 부동산 실효세율은 0.15%, 국가 소유 부동산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의 실효세율은 0.279%였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주거안정과 관련된 종부세법·소득세법·지방세특례제한법·주택법·민간임대주택 특별법 등 5개 법안들을 신속하게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종부세 세율을 얼마나 올릴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더 늘린다
문 대통령은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 물량을 늘리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도 늘려달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택지 개발 등을 통해 수도권에 77만호의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미 3기 신도시 계획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추가로 공공택지를 더 확보해 주택을 짓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민단체들은 “3기 신도시 등 정부 주도의 토건개발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확정된 개발범위 내에서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주택 수요에 따라 주거용지 비율을 확대하거나 용적률을 추가로 높여 물량 확대에 나설 수 있다. 현재 9000호 정도로 예정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은 ‘공공재개발’ 사업 대상지를 확대해 임대주택 등 공공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공임대 확보 여부에 따라 용도 및 용적률 상향이 주어지는 역세권 개발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실수요자와 전·월세 거주 서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6·17대책 발표 후 불거진 실수요자 규제 논란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수요자 및 전·월세 세입자에 한해 전세대출 등의 대출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또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구입자의 세금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도 지시해 이들에 대한 취득세나 등록세 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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