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빨리 사자" 규제 내성에 분당·광교 등 수도권 억대 상승
-강남 못잖은 학군지, 분당은 매매·전세 모두 상승
-실물경기 침체에도 집값만 상승 '위험신호'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수도권 대장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입주 5년 미만 새 아파트나 학군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꺾였던 집값이 일제히 회복했다. 오히려 광범위한 수도권 규제지역 지정에, 앞서 지정된 곳들은 이웃 지역과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규제 내성’을 보이고 있다.
새 아파트 밀집 지역인 경기도 수원 영통의 광교신도시는 이달 들어 거래도 늘고, 가격도 올랐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교 중흥 S클래스’ 84.9㎡(이하 전용면적)는 국토교통부가 규제를 발표한 17일 최고가에 팔렸다. 매매가는 14억7000만원으로, 정부가 정한 주택담보대출금지 매매가인 15억원 초고가 아파트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 아파트는 앞서 중대형 규모가 2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화제가 됐던 바 있다.
역시 새 아파트인 ‘광교 호반 베르디움’은 이달 27일 기준 국토교통부에 무려 18건의 매매가 신고됐다. 거래량도 많지만, 이중 7건이 6·17 규제 이후 체결된 계약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가격도 모두 최고가에 거래됐다. 84.9㎡는 10억3000만원, 59.9㎡는 7억3000만원으로 두 타입 모두 21번째 규제가 나타난 이 달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웃 ‘광교 아이파크’ 90㎡도 1일 13억3000만원 최고가에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연말 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동탄신도시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동탄역 인근 ‘시범 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101.4㎡는 16일에는 11억6000만원, 17일에는 11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달에는 같은 규모가 10억원대였고, 연초에는 9억원대였다. 올해만 2억원이 올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광범위한 규제지역 지정이 오히려 종전 수요 과열 지역으로 다시 모이게 하는 효과를 냈다고 말한다. 거듭된 규제에도 잇따라 집값이 오르면서 ‘하루라도 빨리 사자’는 학습 효과도 나타나게 됐다고 분석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규제지역 지정 범위를 넓히며 대출가능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진작에 집부터 샀어야 했다는 후회감이나 상실감이 학습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도 본인의 구매력이 집값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한탄거리가 될 거고, 이런 사람이 늘어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 일반화된 사고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소강상태였던 분당 학군지는 다시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더 올랐다. 가장 인기학군으로 꼽히는 수내중과 내정중 인근은 매물 찾기도 어렵다. 수내동 롯데파크타운은 19일 131.41㎡가 14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전고점과 같은 값이다.
푸른마을 쌍용아파트도 131.4㎡가 이달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3월 코로나19로 12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값을 회복했다.
강남 못지 않은 학군지라는 평가에 전세가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특히 수내동 인근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이주하지 않으면, 중학교 배정에 불리할 정도로 거주지역 산정도 중요해 미리부터 무리해서라도 매수에 나서려는 이들이 많다.
서안파크타운 134.4㎡는 25일 12억4200만원 보증금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연초 전세가는 7억8000만원이었다. 푸른마을 벽산아파트 131.4㎡도 지난해 12월에는 가장 높은 전세가가 8억원이었는데, 지난 10일에는 9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안좋은데 집값만 혼자 오르고, 그것을 보고 기대감에 무리해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늘어나서 가격이 잡혀야 하는데 좀 더 확실한 공급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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