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5만 광양 2만명 청약.. 대구 270가구 모집에 3만명
초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넘쳐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인구 15만명의 지방도시 아파트 청약에 2만명이 몰리는가 하면, 서울 집값은 3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서울 한강 이남 지역에선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팔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유동성의 힘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구 15만명 소도시 청약에 2만명 몰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있었던 전남 광양 '광양센트럴자이'428가구 모집에 1만9741명이 참여했다. 광양시 인구가 15만200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과열 양상이다. 분양 관계자는 "비규제 지역이라 계약금을 낸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고,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도 청약할 수 있는 등 청약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실거주자와 투자자가 모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곳 외에도 이달 청약을 진행한 단지에선 수만 명이 몰린 곳이 여럿 나왔다. GS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대구 용산자이'는 270가구 모집에 3만94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14대1을 기록했다. 인천 부평구 '부평 SK뷰 해모로'와 경기 화성시 '동탄역 헤리엇'에는 5만명 넘는 사람이 몰렸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합쳐져 청약 시장이 과열된 것"이라며 "은행에 돈을 묶어둬봐야 이자를 얼마 못 받게 된 상황에선 부동산 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돈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와 정부 규제로 매수자가 줄어들었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도 매수세 증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한강 이남 지역(강남·강서·관악·양천구 등 11개구)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00.2를 기록하며, 지난 1월 둘째 주(105.4) 이후 5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협력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로,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전체로도 98.7을 기록해 지난주(79.1)보다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기 직전 수치와 비슷하다.
◇은행 예금 빠지고 대출은 늘어
은행에선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면서 예·적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반면, 가계 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724조2237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2608억원 감소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정기예금 잔액이 1조2296억원 감소한 바 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4조5000억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 것이다.
은행에 1억원을 맡겨봤자 이자를 월 10만원 받기도 어려워지자 벌어진 현상이다. 한은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역대 최저인 0.5%로 낮춘 이후 은행권은 속속 예금금리를 많게는 0.5%포인트까지 떨어뜨리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 0%대가 됐다. 세금까지 내면 사실상 '제로 금리'나 마찬가지다. 은행에 돈을 맡겨 자산을 불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반면,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가계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가계가 은행에서 새로 받아 간 대출은 32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6조원)의 2배가 넘는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 초·중반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서 빠져나온 돈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넘쳐나는 유동성에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자,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1일 "주택시장에서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주저 없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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