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기대감에 들썩이는 곳 많지만.. "전문가들은 갸우뚱"

허지윤 기자 2020. 6.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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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서 ‘마이스(MICE)’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스는 국제회의, 전시, 포상관광 및 문화이벤트 등을 하는 산업을 말한다. 이런 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대규모 개발 호재라 인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는 것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기대라는 의견이 많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8일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을 받아 본격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위례 스마트시티~판교 1·2·3 테크노밸리~백현 마이스산업단지~분당 벤처밸리~정자 바이오헬스단지~성남 하이테크밸리로 이어지는 첨단기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 중 백현 마이스산업단지 계획에는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6000㎡ 시유지에 국제회의·전시·문화시설이 있는 복합단지를 조성해 ICT·게임·의료 등 특화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이스산업 지구가 완성되면 생산 유발 5조1510억원, 부가가치 유발 3조7366억원, 고용 유발 3만5223명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게 성남시의 기대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시도 잠실에 조성하는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의 적격성 조사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곳곳에서 마이스 개발이 속도를 내는 것.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부터 마이스 예정 지역 일대의 집값 상승을 점치며, 서울 잠실 마이스와 분당 백현 마이스의 경쟁력 우위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마이스산업이 주택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금리에 따른 시장 유동성 확대와 수도권 주택 수급 불균형 상황이 이어지면서 작은 개발 소식 하나가 집값 상승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마이스 산업단지 조성이 주택시장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크지 않으나, 큰 틀에서 지역발전 호재로 인식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저금리 기조, 유동성 확대, 수도권 주택시장 수급불균형의 상황 속에서 약간의 개발 호재가 더해지면 집값이 튀어오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아예 이런 기대감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비대면 비즈니스의 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마이스 산업 육성이 쉽지 않은 데다, 지역마다 추진되고 이어 차별화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쉽지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서울 삼성, 잠실, 마곡, 경기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수원, 부산, 울산, 대구, 제주 등 여러 지자체가 마이스 산업 육성을 외치는 중이다. 이미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 서울 삼성동 코엑스, 부산 벡스코(BEXCO), 대전컨벤션센터, 서울컨벤션뷰로, 서울 MICE 얼라이언스, 대구 엑스코(EXCO), 수원컨벤션센터 등이 마이스산업 랜드마크를 자처하며 존재하는 상황인데 추가 개발 계획이 넘치는 것.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마이스산업단지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국제적인 랜드마크로 인정을 받고 지역 산업 및 인프라, 관광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면서 "이런 시각에서 서울에서는 삼성 코엑스~영동대로 지하화~GBC~잠실 스포츠·MICE 단지 개발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점쳐지는 반면, 다른 지역의 경우 발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마이스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개발사업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용산역 정비창 부지 개발과 삼성동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승인 등 범강남권 개발 호재가 지역 집값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나, 항구히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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