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서울 아파트 84㎡ 커트라인은 64점.. 수도권 공급대책이 변수 될까
올해 분양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4㎡ 최저 청약 당첨가점은 6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서울 분양시장을 겨냥한 규제가 이어진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휘청했지만, 뜨거운 청약 열기가 이어진 것.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청약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도권 공급대책이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올 봄 서울 아파트 청약 허들 64점
1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통해 올해 1월부터 5월 8일까지(당첨자 발표일 기준) 서울 지역에 공급된 단지 중 점수가 공개된 4개 민영 아파트단지의 청약가점을 확인한 결과,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의 최저 당첨가점의 평균은 64점으로 나타났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전용면적 84㎡의 최저 당첨가점은 68점이었고, '르엘 신반포'는 67점이었다. 또 '호반써밋목동'은 61점,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리츠'는 60점을 각각 기록했다.
코로나19가 경제를 강타했지만 청약 열기가 이어진 것. 경쟁률도 높았다. 지난달 당첨자를 발표한 '호반써밋목동'에서 경쟁률(178.79대 1)이 가장 높았던 전용면적 59㎡의 커트라인은 69점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 ‘르엘 신반포’의 경우 408.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면적 100.96㎡짜리의 최저 청약가점은 69점이었다.
청약가점 69점은 무주택기간 15년 이상으로 32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 15년 이상으로 17점 만점을 받고 배우자와 자녀 2명 등 부양가족 3인(35점 만점에 20점)이 있는 경우에 나오는 점수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서울 기존 아파트들의 시세보다 워낙 낮다 보니 청약의 인기가 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당첨자를 발표한 ‘마곡지구 9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N유형)의 최고 경쟁률이 264.58대 1에 달했다. 공공분양이라 가점이 아닌 ‘'저축납입총액'으로 일반공급 당첨자를 결정했다.
◇ "용산 새 아파트, 청약 경쟁 불 보듯 뻔해"
하반기에도 수도권 분양 시장 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수도권 내집 마련을 노리는 수요가 공급 대비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을 두고 벌써 군침을 삼키는 수요자들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분양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3기신도시에 사전청약제를 도입하고, 금싸라기 땅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등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5·6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용산 공급 물량 중 절반은 민간에 매각해 분양가 상한제 주택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이에 오랫동안 청약저축통장을 든 수요자들 중에서는 내집 마련을 일단 미루고 무주택 기간을 더 늘리겠다는 사람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용산 정비창 부지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한 용산 새 공공주택의 3.3㎡ 기준 분양가는 4000만원 이하다. 이는 인근 아파트의 전용 84㎡시세가 15억원~1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3㎡ 당 20% 넘게 싼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산 주택 공급에 대해 기대감이 벌써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며 "납입인정금액(저축총액)이 많고, 청약 가입기간이 긴 무주택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도심 한복판에 있고 교통 요지인데다 한강을 끼고 있는 등 입지가 탁월하기 때문에 임대 비율의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공급될 주택 청약 경쟁은 아주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예년보다는 커진 선택권, 청약 노리는 수요자 어떻게 할까
여기에 3기신도시 사전청약제 도입도 하반기 청약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사업승인 이전에 공급 물량 일부를 예약받은 뒤 본청약 때 사전청약자들에게 우선계약권을 주는 것인데 조기 공급과 비슷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가 수요자들의 조바심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때문에 올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 시장에 나올 물량 중 수요자들의 기대치보다 떨어지거나 논란이 있는 단지는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공급 물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에 하반기 나올 분양 물량 중 분양가가 시장 기대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최근 덕은지구 청약 결과처럼 수요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달 청약을 마감한 경기 고양 덕은지구의 DMC리버파크자이, DMC리버포레자이의 경우 1순위 해당지역 청약 마감에서는 실패했는데, 3.3㎡당 분양가(각각 2583만원, 2630만원)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교언 교수는 "수도권 거주 수요자들 중에서는 서울 청약에 우선순위를 두고 당첨이 안 되면 경기권을 차순위로 고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청약점수 안정권인 사람들 중에서는 먼저 나오는 3기신도시 청약에 당첨되면 당분간 서울 거주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본인의 청약점수가 높지 않거나 목표 실거주 시점이 가깝다면 공격적으로 청약 시장 도전을 이어갈 필요가 있는 한편, 여유가 있는 수요자라면 정부의 공급 대책 발표가 시장에 반영되는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다.
김은진 팀장은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공공주택들의 분양 일정이 현재로선 미정이고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 "전세 계약 만료 시기 등을 고려해 연내 청약을 노렸던 수요자나 현재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수요자들은 대기수요로 돌아서기보다는 계속 수도권 청약시장에 도전해보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는 "반면, 청약 점수가 높거나 납입금액이 큰 경우라면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매수타이밍을 길게 보면서 분양 일정, 입지, 분양가 등을 따져 선택해도 되겠다"고 제안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온 게 없으나, 용산 정비창 지역에 공급될 공공주택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는 청약통장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면서 "300만원 채운 이후에도 추가불입해 금액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코레일과 SH공사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공공주택은 SH공사가 공급한 강서구 마곡9단지 일반공급 당첨 결과, 청약통장 납입금액이 적어도 2090만원은 돼야 했다. 매월 10만원씩 17년 이상은 청약을 넣어야 당첨권이었다.
고 교수는 "당초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과 달라졌다는 점에서 용산역 정비창 개발 호재를 기대하고 이촌동 한강변 아파트 일대에 투자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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