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신도시 발표부터..용산 정비창, 벌써 투기조짐

국토부가 지난 6일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 유휴부지 18곳을 개발하고 주택 1만5446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은 8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용산역 정비창 부지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지난 6일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한 뒤 투기 조짐이 나타나자 즉각 차단에 나섰다. 대책 발표 이후 개발 기대감으로 매물이 회수되는 등 가격 상승 움직임을 보이는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인근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가격 급등 지역은 공공 재개발 사업 추진을 배제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일 대책 발표 직후 투자심리가 꿈틀거리는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을 조만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코레일과 국토부가 소유한 용산 정비창 부지에 공공·민간주택 8000호와 국제 업무·상업 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중단됐던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재개된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인근 재개발 구역과 아파트 단지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급매물이 회수되는 등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조만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를 열고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경우 투기 방지를 위해 해당 부지와 그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수도권 30만가구 공급에 따른 신도시 등 공공택지지구 후보지 발표 직후에도 곧바로 중도위 심의를 거쳐 개발 대상지와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상업·공업 등 용도별로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토지이용 목적을 명시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일정 기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이 경우 토지를 취득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택은 실거주, 상가는 자가 영업 등 실수요자에게만 취득이 허용된다. 다시 말해 주택은 실거주가 가능한 무주택자 등만 매수할 수 있는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와 함께 용산역 정비창을 비롯한 개발 예정지에 조만간 합동 투기단속반도 투입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 검찰,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정부 유관부처(특별사법경찰)로 구성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반과 서울시의 합동 대응이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는 아울러 공공 재개발 사업 추진 지역에 대해서도 투기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급등할 경우 곧바로 사업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당초 공공 재개발 사업지에서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0% 이상을 공적임대로 제공하는 경우,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배제하는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가격 수준으로 분양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강북 지역의 공공 재개발 사업의 일반분양분이 현재 시세 수준으로 높아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의 참여가 의미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강북 재개발 사업은 강남 재건축과 달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체제하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일반 분양가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작년 분양한 '길음 롯데캐슬클라시아'는 3.3㎡당 평균 2289만원에 HUG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