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급부족 잠재울까..3기 신도시 내년부터 사전청약
3기 신도시 사전청약해 공급 충분 시그널
공공이 시행자인 공공재개발 사업 추진
민간 사업지가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
"재건축 규제 완화 없이 공급난 해결 어렵다"
정부가 내년께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들어간다.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논란에 조기 분양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6일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의 일부 물량을 본 청약하기 1~2년 전에 사전청약한다. 통상 착공 이후 분양하던 것을 토지보상 절차가 마치는 대로 앞당겨 분양하겠다는 목표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 청약까지 자격을 유지하면 100% 당첨된다. 내년께 9000가구부터 사전 청약에 들어간다. 충분한 물량이 빠르게 공급되니 안심하라는 메시지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을 앞당긴다는 청사진과 함께 추가 공급 계획도 밝혔다.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 사업 등을 통해 2022년까지 서울에 7만 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서울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각종 규제로 묶인 탓에 공급 부족 논란이 일 때마다 정부는 “향후 3년간의 공급은 안정적”이라고 방어해왔던 터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주택 공급은 부지확보부터 입주까지 3~5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공급물량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도심 재개발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ㆍ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 재개발 사업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4만 가구를 추가 확보한다는 목표다.
공공이 재개발 사업을 원활히 시행할 수 있게 주택공급활성화지구를 지정해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이 시행자로 참여하면 조합설립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이 걸리는 사업을 5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도심 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 531곳 중 102곳이 구역 지정 후 10년간 조합 설립조차 못 하는 현실과 비교하면 획기적이다.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 안 받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만 받는다. 공공 참여 인센티브로 조합원 분담금도 더 상승하는 것 없이 보장하고, 모자라는 사업비를 연 1.8%로 융자해준다.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 비율)도 법적 용적률의 120%까지 완화한다. 대신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50% 이상을 공공임대(최소 20% 이상)나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는 공공지원민감임대(옛 뉴스테이)를 포함한 공적 임대로 공급해야 한다.
또 도심 내 유휴공간을 좀 더 쉽게 재활용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 1만50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용산역 정비창에 8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등 도심 내 유휴부지를 통해 1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용산역 정비창은 2012년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을 통해 개발이 추진됐다가 좌초됐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관련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물량 자체가 더 늘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조기 분양은 정부의 공급의 의지일 뿐 실제 공급 물량 증가분과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공공재개발은 분양가상한제 배제,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 메리트가 높아졌다”면서 “공적임대 물량이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아졌으나 분양가 상한제 면제로 얻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조합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를 풀지 않고 ‘공공 주도의 재개발’ 카드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 7만가구 대책이 중·장기적으로 서울 주택공급을 안정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중론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숫자상으로 충분한 공급대책으로 보이지만, 주택 유형이나 품질면에서 불안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급 물량 중 임대물량이 많고, 오피스텔과 청년 주택 물량도 일시적인 주거이기 때문에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염지현·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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