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수비대를 공략하라

이송원 기자 2020. 3. 1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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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주목할만한 단지 분석]
- 풍선효과에 수도권이 부푼다
경기·인천 상승률, 서울 앞질러
- 규제 없는 곳에 몰린다
집값의 70%까지 대출 가능.. 인천·대전 지역도 상승세
- 이왕이면 큰 단지
커뮤니티·조경시설 뛰어난 장점.. 1500가구 이상은 집값 6% 올라

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 역대급 청약자 수 기록을 세운 아파트가 등장했다. 경기 수원 팔달 8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19일 진행된 이 아파트 1순위 청약에는 15만6506명이 신청했다. 2006년 경기 성남 판교 봇들마을1단지 분양에 17만명이 몰린 이후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코로나) 악재(惡材)에도 잇따라 청약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사이버 견본주택(모델하우스)만 열려 실물을 확인할 수 없음에도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00대1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수도권은 물론, 대구에서도 나왔다.

◇올봄 분양 시장, '수·비·대'가 뜬다

2·20 부동산 대책과 우한 코로나 등의 여파로 주택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부동산 업계는 이달부터 5월까지 봄 분양 시장의 흥행 키워드로 '수·비·대'를 주목하고 있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 '대단지'를 줄인 말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가 처음 제시했다.

수도권은 집값 상승률과 청약 성적 측면에서 돋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71% 올랐다.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0.56%)의 3배 수준이다. 특히 경기·인천은 지난해 12·16 대책의 여파로 서울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풍선 효과'로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다.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경기 2.6%, 인천 1.57% 오르며 서울(0.23%)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182개 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5대1로 지방(96개 단지·평균 8.6대 1 경쟁률)보다 높았다. 최근 분양한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104대1)',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제이드자이(193대1)',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45대1)' 등도 모두 세 자릿수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수도권에서 각종 교통망 개발과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데다, 서울 규제를 피한 수요까지 더해지며 최근 주목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등 비규제 지역 풍선 효과 관심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수원, 안양 일부 구(區)와 의왕을 조정 대상 지역에 추가하고 전체 조정 대상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2·20 대책을 내놓으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규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반면 비규제 지역은 집값의 70%까지 대출 가능해 투기과열지구(40%)나 조정대상지역(50%)보다 LTV가 높다. 청약 통장 가입 후 1년만 지나면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분양권 당첨 후 6개월이 뒤면 되팔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경기 부천, 광주 등 지난해 비규제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대부분 수십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규제 지역 중 최근 가장 관심받는 곳은 인천이다. '상반기엔 수원, 하반기엔 인천'이란 뜻에서 '상수하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는 한때 미분양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지금은 모두 팔렸고 일부 단지는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연수구 송도신도시에서 지난해 9월 분양한 '송도더샵센트럴파크3차'는 5만여명 이상 몰리며 청약 경쟁률 206대1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규제 무풍지대인 대전의 집값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넷째 주부터 46주 연속 아파트 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분양한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는 청약 경쟁률 141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대구 분양 아파트 중 최고 기록이다.

◇대단지일수록 집값 더 올라

대단지도 최근 분양 시장의 불패(不敗) 키워드 중 하나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 아파트는 커뮤니티 시설, 조경, 상가 등이 단지 내에 잘 갖춰진 데다 관리비가 저렴하고, 환금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지난해 분양했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45곳 가운데 34곳(76%)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집값도 대단지일수록 많이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가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을 가구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값이 6.67% 올라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부터 '수·비·대'에 해당하는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인천의 경우 서구 한들도시개발구역에서 4805가구 규모의 '검암역 로얄파크시티 푸르지오', 1525가구 규모의 송도국제도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등이 분양된다.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선 2474가구 규모의 '양주 옥정지구 제일풍경채'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울산 동구 서부동 '지웰시티 자이(2687가구)', 충남 천안 서북구 '성성 레이크시티 두산위브(1468가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봄 분양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총선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은 청약 일정과 정부 규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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