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용성 공시가격 30~50% 뛴다
9억 넘으면 시세의 80%로.. 1주택자도 보유세 부담 50% 가까이 급등할 듯
올해 서울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집값이 비싼 지역의 대표 아파트 공시가격이 30% 이상 급등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을 12년 만에 가장 큰 폭(14%)으로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시세 9억원 넘는 아파트는 공시가격을 시세의 70~80% 수준까지 단번에 올린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주택자 중에서도 보유세가 50% 가까이 급증하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중산층 1주택자가 부유세(富裕稅)인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마용성 공시가 30~50% 뛸 듯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고가 주택에 대한 '핀셋 인상'을 예고했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 목표치를 정하고 그 수준까지 올리는 것이 당시 발표의 핵심이었다.
국토부가 밝힌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은 평균 68.1%였다. 이를 올해는 시세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은 70%, 15억~30억원은 75%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30억원 이상 주택은 시세 80%까지 올린다. 전문가들은 가격대별로 다른 현실화율을 적용하는 것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지만 국토부는 "9억원 이상 극소수 고가 주택만 해당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아파트는 중위가격(가격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앙에 있는 집의 가격)이 현재 9억원을 넘었다.
서울 강남과 마용성 등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공시가격이 시세 상승률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모의 계산(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시세가 23억5000만원인 강남구의 전용면적 84㎡(34평형) A아파트는 현실화율 목표치 75%에 맞춰 올해 공시가격이 17억6300만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1억5200만원)보다 53% 인상되는 것이다. 시세 상승률(33.5%)을 크게 웃돈다. 시세가 16억원인 서울 마포구 D아파트(84㎡)는 올해 공시가격이 11억8000만원으로 36.5% 오른다. 같은 기간 시세는 13억2000만원에서 16억원으로 21.2% 올랐다.
국토부가 단지명을 공개하지 않아 해당 아파트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강남구에서는 은마아파트, 마포구에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시세와 공시가격이 국토부 예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1주택자도 稅부담 급증
공시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단지는 1주택자도 세금이 50%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로 든 마포구 D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부세 부과 대상(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9억원)이 된다. 지난해엔 재산세 245만원만 내면 됐지만, 올해는 재산세가 319만원으로 늘고 종부세 49만원도 추가되며 총 보유세는 368만원이 된다. 강남구 A아파트 역시 보유세가 지난해 419만원에서 올해 629만원으로 늘어난다. 강남·서초의 고가 아파트를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보유세가 작년의 배(倍)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12·16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종부세법 개정안이 오는 5월 말까지 통과되면 올해 종부세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개정안은 공시가 9억원 이상 1주택자도 종부세율을 높이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은 기존 200%에서 300%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 등지에 집을 가진 은퇴자, 다주택자들은 앞으로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며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집을 증여, 처분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공동주택 소유자들로부터 이의신청 등 의견을 수렴한 후 다음 달 29일 확정된 공시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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