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9억 돌파..잠실 10평짜리도 '고가주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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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3억원 껑충 뛰며 사상 첫 9억원을 넘어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위가격이 지난 10년간 2배 가까이 올랐는데 고가주택 기준은 손대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 절반 가까이가 고가주택으로 분류돼 정부의 정부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고가주택의 취지에 맞게 기준도 12억원, 13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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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3억원 껑충 뛰며 사상 첫 9억원을 넘어섰다. 중위가격이 9억원을 넘었다는 것은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고가주택'이 됐다는 뜻인데 의미가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수영장 등이 딸린 으리으리한 저택이 고가주택이었지만 현재는 10평 남짓한 방 한 개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도 '고가주택' 소유자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세제·대출 등 전방위적 압박을 받게 됐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는 방 한 개짜리 12평 아파트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겼으며 강남구에서는 14평 아파트의 매도호가가 12억원을 향하고 있다. 잠실동에 위치한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27.68㎡는 작년 12월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돌파했다.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402㎡(14평형)는 같은 기간 11억원을 넘어섰다.
비강남권 9억원 이하 주택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전세를 낀 갭 투자자도 몰리는 분위기다. 이들 중저가 아파트 가격까지 꿈틀거리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사상 첫 9억원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의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216만원으로, 국민은행이 이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에서 2018년 1월 7억500만원, 2018년 9월 8억2975만원 등 8억원대까지 올랐다.
2018년 9·13 대책의 영향으로 잠시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9년 5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같은해 12월 8억9751만원으로 9억원 턱밑까지 차올랐으며 강력한 12·16대책 발표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 대출 중단,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에도 중위가격이 오른 것은 대책 발표 후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상승세는 꺾인 반면,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의 호가가 뛰는 등 일부 풍선효과가 나타난 영향이 크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고가주택 기준 현실화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실거래가 9억원'은 조세, 대출 등 정부 규제 적용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1주택자이어도 실거래가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취득세율도 3.3%로 높아진다.
서울에서는 9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축소되고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하거나 매수하는 전세 세입자는 전세대출이 금지 및 회수된다.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도 못 받는다.
그러나 이 기준은 10년이 넘도록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위가격이 지난 10년간 2배 가까이 올랐는데 고가주택 기준은 손대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 절반 가까이가 고가주택으로 분류돼 정부의 정부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고가주택의 취지에 맞게 기준도 12억원, 13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준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 집값 안정과 조세 형평 차원에서 현재의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원이 넘지만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포함한 전체 주택의 중위가격은 아직 6억원대이며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원에도 못미친다.
종합부동산세는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이지만 고가주택 기준을 올리면 종부세 과세 기준도 함께 상향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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