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분양가 상한제 제외' 형평성 논란에 국토부 "재건축 단지 안전 진단도 통과 못해"

김경호 2019. 11.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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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흑석동, 과천 등 빠져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 / 국토부 상한제 대상 지역 분양가, HUG 가격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예측
한남3구역 재개발 일대.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8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지정과 관련해 제기된 형평성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앞서 국토부는 6일 개포동과 반포동 등 강남 4구와 성수동1가 등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서울 27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국토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선정지 중 강남권은 말 그대로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끄는 지역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정됐고, 나머지 지역은 후분양 등을 통해 정부의 분양가 관리를 피하려 시도한 단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 선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지정 대상에 양천구 목동과 동작구 흑석동, 경기도 과천 등지는 빠지는 등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과천과 분당 등 서울 외 경기도의 투기과열지구는 모두 빠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거쳐 상한제 대상 지역을 정했는데, 경기도에서는 정량 평가에서 지정 대상으로 분류된 곳이 광명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행정구역의 구(區) 단위로 정량 평가를 하고, 다시 정성 평가를 거쳐 최종 동(洞) 단위로 상한제 대상지를 선정했다.

구 단위 정량 평가 기준 중 하나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단계인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 이상인 곳인데, 이를 충족한 곳은 광명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광명도 정량 평가는 통과했으나 정성 평가에서 딱히 지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일부 단지에서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보증 협의를 원만히 진행 중이고,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이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이끄는 곳이기에 일부 동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라 해도 집값이 불안한 곳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목동과 압구정동이 재건축 사업이 초기 단계로 비슷한데 압구정은 지정되고 목동은 제외된 이유도 결국 압구정동이 강남권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천구의 경우 가뜩이나 분양가격이나 집값 상승률 등 정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특히 목동은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사업장이 없어 제외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강동구 길동이 지정된 것도 결국 강남권이기 때문이다. 길동에서 예정된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신동아 1·2차 300가구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묶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길동은 둔촌동과 함께 지하철 9호선 라인으로 연결되고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도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돼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외에 마용성 일부 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이 지정된 것은 그 동에서 정부의 분양가 관리를 회피하려 후분양 등을 추진한 단지가 한 곳이라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지정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분양가 관리를 회피하는 단지가 있는 곳은 반드시 지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성동구 중에서 성수동1가만 지정된 것도 그 지역에 착공 후 분양을 미루며 후분양으로 전환할 우려가 높은 단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용산구 한남동·보광동도 최근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후분양 등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어서 지정됐다. 한남3구역이 포함되지 않은 이태원동 등은 지정대상에서 제외됐다.

마포구에서도 아현동은 후분양 등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어서 지정됐으나 공덕동은 당장 나올 분양 물량이 없어 제외됐다.

국토부는 상한제 대상 지역의 분양가는 HUG의 가격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현재 HUG와 분양가 조율 중인 몇 개 단지에 대해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고려해 계산한 결과 HUG 가격보다는 5∼10% 저렴해질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지에 투자 수요가 급격히 몰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정밀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최근 현상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 해운대와 수영, 동래구는 동별로 주택가격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주택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지정을 해제했다”며 “당장 규제 지역에서 해제돼 그럴 수 있겠으나,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집값 불안이 이어지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이 발표된 가운데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21주째 연속이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일반 아파트 가격은 0.09%,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21% 각각 상승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에서는 ▲강남 0.29% ▲송파(0.14%) ▲강동 0.12% ▲강북 0.12% ▲구로 0.12% ▲광진 0.10% ▲노원 0.09% ▲금천 0.08% 등의 순으로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 지정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세가 이어졌는데, 이는 9~10월 사이 신고가를 갱신한 실거래가가 등록되면서 시세도 상향 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는 규제가 가격에 반영되지는 못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매수·매도자 모두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남은 대치 은마와 압구정 신현대, 개포 주공고층7단지 등의 재건축 단지들이 2500만~7500만원 올랐고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 대치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등 신축 아파트도 1000만원 가량 뛰었다.

송파는 방이 올림픽선수기자촌, 잠실 우성1·2·3차, 가락 쌍용1차 등이 1500만~5000만원 올랐고 잠실 주공5단지와 신천 장미1차 등 재건축 단지도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강동은 명일 삼익그린2차와 명일삼환, 고덕 고덕그라시움 등이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서울 전세 시장 역시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0.04% 상승했다.

서울은 ▲강남 0.16% ▲금천 0.10% ▲은평 0.09% ▲구로 0.07% ▲양천 0.06% ▲송파 0.05% ▲관악 0.04% 등이 오른 반면 강동은 0.02% 하락했다.

강남은 전세매물 품귀와 교육 제도 개편 이슈가 맞물리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

대치 선경1·2차와 도곡 도곡렉슬, 삼성 아이파크 등이 1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금천은 단지 규모가 큰 시흥 벽산타운5단지가 500만원 가량 올라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은평은 진관 은평뉴타운제각말푸르지오를 비롯해 은평뉴타운힐데스하임, 은평뉴타운마고정3단지 등이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다만 강동은 계속된 입주 여파로 하락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 지정 이후 시장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대상지역에서는 내년 4월까지 유예기간이 적용되는 관리처분계획 이후 재건축 단지들이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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