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서울서 '로또 아파트' 기대..가점 60점 넘어야 유리
이미 분양청약제도가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된 가운데 청약가점이 60점 이상인 무주택자가 향후 청약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매제한에 거주의무기간까지 강화하는 만큼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이 강해질 전망이다.
◇최장 10년 못판다…‘똘똘한 한 채’로 몰릴 듯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방안은 전매제한이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아지다보니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을 막고자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의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늘렸다.
민간택지의 경우 현재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70% 더 저렴하다면 전매제한 기한은 4년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는 같은 조건에서 전매제한이 8년이지만 민간택지는 절반밖에 안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공공택지든 민간택지든 상한제가 적용되는 모든 분양주택에 대해 10년으로 늘렸다. 민간택지의 경우 두 배 이상 기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더욱이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도 거주의무기간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은 거주의무기간이 최장 5년이다. 구체적으로 거주의무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매제한 강화는 똘똘한 한 채 쏠림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꿈스쿨멘토의 분양권 강사인 황성우(필명 ‘해안선’)씨는 “2016년 11·3대책 때 분양권 전매제한을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로, 2017년 6·19대책 때는 서울 전 지역으로 각각 확대한 이후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이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 지역 자체가 입지를 비롯한 거주 여건이 좋은 곳임을 의미한다”며 “전매제한이 길어도 저렴한 분양가로 실수요자가 몰렸던 위례신도시와 마찬가지로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이들 지역을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분양을 시작하지 못하고 밀렸던 단지는 서울 강남구 상아2차(래미안라클래시)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전매제한기간과 거주의무기간이라는 페널티에 주목하며 “인기 사업지의 청약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져 청약 단지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방안으로 청약시장의 투자자 참여가 원천봉쇄됐다고 ‘대한민국 청약지도’의 저자 정지영(필명 아임해피)씨는 판단했다. 그는 “거주의무기간까지 추가된다면 거주와 소유를 분리할 수 없어졌다”며 “실거주를 고려해 더 좋은 조건을 갖춘 단지를 분양 받으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강해지겠지만 너무 따지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무주택자도 ‘로또 청약’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은 가점이 100% 적용된다. 전용 85㎡ 초과 민영주택은 가점와 추첨이 각 50%씩 적용되긴 하지만 추첨제 물량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25%를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공급된다.
가점이 높아야 청약에서 당첨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청약 가점은 총 84점 만점으로 △무주택기간 최고 32점 △부양가족 수 최고 35점 △청약저축통장 가입기간 최고 17점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서울에서만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는 360만명에 육박한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654만1959명으로 이 가운데 1순위는 357만3408명(54.6%)에 해당한다. 1순위 가운데서도 청약가점이 60점 이상의 고점 아니고서는 20~30%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로또’ 아파트에 당첨되기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약 가점이 높지만 길어진 전매제한 기간이 부담스럽다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지정될 수 있는 10월 이전에 청약에 나서는 것도 좋다고 정지영씨는 분석했다. 황성우씨도 “청약 가점이 애매하다면 일반분양이 많으면서도 비선호 주택형을 노려 치열한 경쟁률을 뚫을 수도 있다”며 “청약 당첨 자체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에 실거주로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봤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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