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Eye] 분양가상한제 시나리오, 투기지역만 해당돼도 서울 54곳 사업장 '타격'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다음 주 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기준 완화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기준 완화 정도와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적용 범위는 전국 대상이 아닌 서울 강남권 등 특정 과열 우려 지역을 '타깃'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에 담길 '적용 대상 지역'은 '투기지역' 또는 좀 더 범위를 넓힌 '투기과열지구'로 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투기과열지구가 대상 지역이 되면 서울은 전 지역이 포함되며 투기지역으로 한정하더라도 '타깃 지역'인 강남4구를 포함한 15개 자치구가 사정권에 든다.
결국 이같은 방식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강남권 등 '정밀타격' 지역이 아닌 강북 주요 정비사업장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가 포함된 투기지역에 한정해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더라도 강북 정비사업장 54곳이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 시행 범위를 투기과열지구로 넓힌다면 서울 강북 사업장 모두가 영향을 받게 된다. 강남권 집값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 강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서울 지역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정부와 정치권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적용 대상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투기지역 만을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이뤄진다 해도 강북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서울 투기지역 가운데 강북권은 용산ㆍ마포ㆍ성동ㆍ노원ㆍ종로ㆍ중구ㆍ동대문구 등 7곳이다. 서울시 재개발ㆍ재건축 클린업시스템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이들 7개구 내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곳(안전진단 통과~이주ㆍ철거)은 총 54곳이다. 이 중 41곳이 통상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대문구가 재개발 15곳, 재건축 2곳 등 17곳으로 가장 많고 성동구(12곳), 용산구(12곳), 노원구(6곳), 종로구(4곳), 중구(2곳) 마포구(1곳)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선 사업이 초기 단계인 곳이 많아 투기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확정될 경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은 안전진단, 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추진위,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ㆍ철거, 착공 등의 단계를 거치는데,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조합설립추진위 단계까지 진행된 곳은 54곳 중 16곳에 달한다. 이들은 안전진단 비용 외 금융비용 등이 크게 발생한 것이 없으므로 사업성 등을 재검토해 사업 추진에 대해 재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추진 시기와 속도를 둘러싼 내부 갈등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업 단계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곳들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지는 이들 지역에서 총 16곳이다. 이 중 관리처분인가 후 이미 이주ㆍ철거 단계에 접어 들어 이주비 대출 등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도 6곳이다. 멈추자니 멀리 온 이들 사업장은 '적용 유예 기간'에 기대를 걸고 사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현재 정비사업의 경우 법 시행 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돼 있는 부분을 '입주자 모집공고'로 통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태지만 이 경우 공포 후 일정 기간 경과 규정을 두는 등의 방안이 함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들 지역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노원구 월계동 미성ㆍ미륭ㆍ삼호3차 아파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등 집계에 포함되지 않으나 이미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단지도 다수 포진돼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재개발 사업장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지들은 유예 기간이 예상돼 그 기간 내 사업을 끝내려 하겠으나 초기 단계 사업장은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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