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김현아 의원, 3기 신도시 논쟁하다 지역구 신경전
[경향신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와 3기 신도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겉으로 드러난 쟁점은 각종 부동산 이슈였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 장관의 지역구(경기 고양정)를 놓고 벌써부터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원의 질문은 대부분 부동산 관련 사안이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잠깐 연단에 세우긴 했으나 질문의 대부분은 김 장관에게 쏟아졌다. 김 의원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으로 한국당 내 부동산 전문가로 꼽힌다. 최근 3기 신도시 문제로 김현미 장관이 지역구 내 입지가 다소 좁아지자 대항마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김 의원은 작심한 듯 분양가상한제의 민간택지 적용 목표 및 도입 시기 등에 대해 날선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김 장관은 “고분양가가 주변 부동산 상승 효과를 가져오고 실수요자가 부담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분양가상한제의 민간택지 확대) 대상과 시기, 방법 등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비교적 차분하게 답했다.
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주택 품질 저하와 공급 부족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작용과 관련해서도 “위례나 세종 등 이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에도 고품질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됐던 2007년 이후 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것은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두 사람은 첨예하게 맞붙었다. 김 의원이 “집값을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가격이 오르니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더이상 국민과 시장을 상대로 정책을 실험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원한다”며 “그 과정에서 힘이 없어서 최소한의 주거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서민을 위한 보안책을 내놓는 게 정부의 책무”라고 말했다.
신경전은 3기 신도시를 놓고 노골적으로 변했다. 김 의원이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일산 지역 주민들을 언급하며 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계획을 물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장관이 “(지금 지역구에 그대로) 나갈 계획”이라며 “김 의원도 (내 지역구에) 자주 다니는 줄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도 지지않고 “제발 지역구민들 만나서 이야기 좀 들으라. 왜 골라 만나느냐”고 말했다. 김 장관도 “설마 안 만나겠나. 지역구민이 30만명”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역주민을 사랑하고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고 김 장관은 “충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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