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후속 조치] 8.2대책 따른 '풍선효과' 차단.. 집값 상승 1·2위 지역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2017. 9. 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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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대구 수성 집값 상승 1·2위 지역
주간 상승률 0.3%대 치솟아.. 분당 주택시장 급속히 냉각
가점 낮은 실수요자들 타격.. 내집마련 포기 역풍 우려도

성남 분당·대구 수성 집값 상승 1·2위 지역
주간 상승률 0.3%대 치솟아.. 분당 주택시장 급속히 냉각
가점 낮은 실수요자들 타격.. 내집마련 포기 역풍 우려도


국토교통부는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것에 대해 "8.2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지가 판단기준이었다"고 밝혔다. 8.2대책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등이 안정세로 전환되고 전국의 주택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는 '풍선효과'로 인해 과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8.2대책에도 집값 급등이 투기과열지구 기준"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는 8.2대책 이후에도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0.3% 수준을 이어갔다. 분당의 경우 8월 1주차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0.19%를 기록한 후 8월 2주차에 0.29%, 8월 3주차 0.33%, 8월 4주차 0.32% 등 오히려 가격이 뛰어올랐다. 8.2대책으로 서울과 과천이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며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도 8월 1주차에 0.32%, 2주차 0.30%, 3주차 0.32%, 4주차 0.26% 등 급등세가 이어졌다. 대구 수성구의 경우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조합설립인가부터 관리처분인가 전까지의 사업장이 10곳에 달할 정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당과 수성구는 8월 주택종합가격 상승률과 주간아파트 상승률이 전국 1위와 2위인 지역"이라며 "청약경쟁률, 주택보급률, 자가주택비율 등이 지정요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중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하거나 주택분양계획이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경우,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나 주택건축허가 실적이 지난해보다 급격하게 감소한 곳, 주택보급률.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하이거나 주택공급물량이 청약 1순위자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경우 지정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집값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5배 이상인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후보지역으로 올려놓고 검토했다"면서 "이 중 집값 불안이 지속되고 확산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분당, 대구 주택시장 순식간에 싸늘해져

5일 경기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가 추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점을 찍었고 매매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훈풍'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대구 수성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가 6억원이라고 하면 대출이 2억4000만~2억5000만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매매할 때 부담이 커지게 됐다"면서 "지금보다는 집값이 아무래도 좀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규제 여파를 지켜보자는 수성구에 비해 분당은 악재에 민감한 분위기다. 분당 삼평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7월 말에 고점을 기록했던 가격이 조정을 받다 20일께 다시 오르기 시작해 투기과열지구가 된 것 같다"면서 "기존에 대출을 30% 이상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오늘 안에 서류를 내느라 분주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B업소 관계자는 "안그래도 (시장이) 주춤했는데 미치겠다"면서 "8.2대책 나오고 나서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시장이 암울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 "과열 분위기↓무주택 중산층 피해 우려↑"

정부의 추가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두고 전문가들은 대구 수성구와 성남 분당구의 과열 분위기를 당분간 잠재울 수는 있지만 8.2 대책 부작용도 그대로 답습될 수 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8.2 대책 발표 이후 청약 가점제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무주택 중산층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졌다"며 불만을 호소해왔다. 이날 발표된 2곳도 8.2 대책에서 지정된 투기과열지구와 동일한 규제를 받는 만큼 부작용이 똑같이 반복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과열양상을 보인 서울 아파트값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 상승세가 주춤해진 만큼 이 두 곳도 동일한 효과를 볼 것"이라면서 "특히 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대치동'이라고 불릴정도로 입지도 좋고 교통.교육시설도 좋아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기수요도 있었기 때문에 시장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점이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혜택을 보겠지만 점수가 높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결국 대출과 청약문턱에 막혀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결국 자가 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게 되면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규제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두 곳의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고 가격도 일부 조정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분당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중산층 실수요자들이 있는데 이들도 대출규제나 청약가점제 문턱에 걸려 아무래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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