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규제에 당황"..강남재건축 '폭풍전야'

정부, 이번주 고강도 부동산 추가 규제책 발표 유력
강남재건축 매수·매도 관망 '거래 중단'..급매물 출현에 촉각

부동산 추가규제 예고가 발표된 7월 31일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내 공인중개업소가 몰린 중앙상가의 모습.©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8월 말쯤이나 부동산 규제가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라 당황스럽습니다. 얘길 들어보면 규제가 예상보다 센 것 같기도 하고요…중개업소 대부분이 휴가 중이라 답답하네요."(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주민 김모씨)

정부가 이번주 부동산 추가 규제방안 발표 가능성을 언급하자마자 시장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규제 시기가 당초 전망보다 빠른 데다 규제 강도도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특히 규제의 중심에 선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매수·매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는 중단됐고 이후 급매물 등장 등 가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1단지. 이곳 입주민들은 31일 정부 규제 예고가 나온 뒤 속앓이를 해야 했다. 규제와 관련해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단지 내 중개업소들이 이날부터 1주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가 문의조차 할 수 없었다. 그로 인해 단지 밖에 문을 연 중개업소 몇 곳에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개포고등학교 인근 F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추가 규제가 예고된 오전 이후 관련된 문의전화가 곳곳에서 빗발쳤다"며 "이미 규제는 예고돼 있었던 것이지만 막상 닥치니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단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 과열로 가격이 급등하며 매물품귀 현상이 일어났던 곳이다. 하지만 이날 규제 예고 후에는 매수·매도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거래는 사실상 중단됐다.

F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규제 후 집값이 떨어질까봐 관망하고 있고 매도자들은 적정 매도 타이밍을 재고 있다"며 "아직 급매물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한 건의 급매물이 전체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 여름 휴가로 문을 닫은 개포주공1단지 중앙상가내 공인중개업소© News1 © News1

송파구 재건축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역시 단지 내 중개업소 대부분이 단체 여름휴가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규제 소식이 들려오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이번 규제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조합원 물건 매도가 제한을 받는 만큼 일부 조합원들은 출구전략에 조급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잠실역 인근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조합원들에게는 규제 이후 거래가 묶이기 전에 팔고 나오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며 "규제가 발표되기 전까지 확실하지 않은 만큼 매수·매도자 모두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8월 말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기 전 별도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31일 "8월 말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기 전에 별도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부동산 추가대책이 발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대책에선 서울 강남 재건축 등을 대상으로 하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고강도 대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기수요 근원지로 지목된 강남4구 등 수도권 재건축시장은 물론 분양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전매제한 기간 연장은 물론 청약1순위 자격 제한, 대출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또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재건축 공급 주택수 제한 등 12개의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이와 함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청약 1순위 요건 강화와 청약가점제 비율 확대도 규제에 들어갈 수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주택을 사고팔 때 15일 안에 관할 시·군·구에 실거래가격, 주택구입자금 조달계획 등을 신고하는 주택거래신고제도 언급된다. 이 경우 자금 출처가 불명확할 때는 주택구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24~28일)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이 0.57% 상승해 연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각에선 종전 최고치가 6·19부동산 대책 발표 전인 6월 첫째주(0.45%)였다는 점을 들어 정부 대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인근 수도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같은 기간 신도시의 아파트 값은 Δ분당(0.30%) Δ위례(0.29%) Δ광교(0.27%)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은 Δ과천(0.87%) Δ광명(0.32%) 등의 집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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