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된 단독주택]땅값·건축비 10억 훌쩍.. 비용·환금성 잘 따져봐야

성문재 2017. 8.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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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지축 단독주택용지 입주권 1년새 2배 ↑
파주운정·양산물금2 등 경쟁률 수백대 1 달해
땅값 많게는 8억원 달해..되팔기도 힘들어
"건축 등 비용 부담 크고 취약한 환금성 유념"
△경기도 파주시 운정지구(사진 왼쪽)와 하남시 미사지구에 위치한 점포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 모습. [미래를읽다투자자문컨설팅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1. 지난해 은퇴한 50대 남성 김모씨는 올해 수도권 내 단독주택용지에 청약해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당첨의 행운을 잡았다. 프리미엄(웃돈)은 벌써 5000만원 이상 붙었다. 김씨는 전매를 통해 프리미엄을 챙길지, 아니면 직접 건물을 지어 나만의 집을 마련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 경기도 고양시 지축지구에서 보상 협의에 따라 공급되는 이주자 택지(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지난해 1억원 정도에 거래되던 입주권이 올 들어 2억~2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현장에서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A씨는 “필지 추첨 후에는 위치에 따라 가치가 배 이상으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하는 공공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LH가 지난 4월 경기도 파주 운정지구에서 공급한 점포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용지는 11필지 분양에 1238명이 몰려 11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경남 양산시 물금2지구에서 분양한 단독주택지 29필지에는 7440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257대 1에 달했다.

◇세자릿수 경쟁률은 기본…‘로또’된 상가주택

특히 단독주택지 가운데 직접 거주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낼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가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1층에 상가점포, 2~3층에는 임대주택 전·월세를 주고 4층에 본인이 거주하는 형태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택지 공급이 감정가격에 이뤄지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하고 전매도 가능해 수익 실현 가능성이 크다”며 “작년부터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1순위 제한을 두기 시작했는데도 지역민 인적사항을 확보해 어떻게든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014년 9·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로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신규 지정을 중단하겠다며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한 이후 공공택지의 희소성이 부각된 것도 최근 단독주택용지 분양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1년 넘게 지속하면서 상가주택을 지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의 관심도 크다.

최진곤 미래를읽다투자자문컨설팅 대표는 “재당첨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당첨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필지별로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할 수 있어 당첨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용 만만찮고 환금성 떨어져…제대로 알고 투자해야

상가주택의 투자 매력이 상당하지만 맹목적인 투자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LH가 공급하는 단독주택용지 분양가는 지역별 편차를 반영해 3.3㎡당 400만~800만원대다. 필지당 면적이 200~33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땅값만 적게는 2억원, 많게는 8억원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건축비가 3.3㎡당 최소 400만원 든다. 차별화된 설계와 시공을 원한다면 3.3㎡당 100만~200만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주택 형태와 크기에 따라 건축에 추가로 4억~6억원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잘 짓기만 해서는 기대했던 이익을 낼 수 없다. 상권이 얼마나 잘 형성되는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수도권 상가주택용지 중에 1층 점포 임대가 어려워 창고로 사용하거나 공실로 내버려둔 건물도 적지 않다. 오창환 이룸디앤씨 대표는 “근린상가 형태로 조성되기 때문에 같은 단독주택용지 안에서도 주요 동선에 자리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위치에 따른 프리미엄 차이가 수억원에 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은 환금성이 떨어져 나중에 되팔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건축주의 취향이 반영된 건물이다보니 일반 아파트처럼 거래하기는 어렵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파생상품과 차입 등을 이용한 투자)보다는 여유자금을 활용한 실수요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

김부성 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 대표는 “건물을 올리기까지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임대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투자 수익률이 생각만큼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신도시에 들어선 상가주택.[미래를읽다투자자문컨설팅 제공]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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