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 대책에도 안잡히는 '서울 아파트값'..상승폭 올 들어 최대

한상혁 기자 2017. 7. 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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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회사 ‘부동산114’은 30일, 지난주 아파트 값은 0.57% 오르며 올해 들어 주간 상승률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6·19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6월 23일 전주 대비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어 0.17% 상승에 그쳤다. 6월 30일에는 상승폭이 0.16% 줄어 초반에는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달 7일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2%로 다시 상승하더니, 14일에는 0.29%, 21일에는 0.41%로 그 폭을 더욱 키웠다. 급기야 휴가 성수기를 앞둔 이달 28일에는 0.57% 상승해 올 들어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국감정원이 이번 주에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 역시 이전 전보다 0.24% 올라 4주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

통상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될수록 부동산 거래가 뜸하고 가격도 약세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의 아파트값 상승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반포주공 1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강남4구 재건축단지의 평균 매매가 추이와 구별 매매가 현황 등의 자료가 담긴 한 기사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특히 서울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 모두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대단지인 트리지움, 리센츠, 아시아선수촌 등은 한 주 사이 2500만~5000만원 정도,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최대 8000만원까지 올랐다.

상승세는 서울 강북과 경기도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요 아파트 단지마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매수자가 나타나도 집주인이 그 자리에서 호가를 2000만원씩 높여 거래를 체결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H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없다보니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는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잘못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어중간한 협박성’ 대책을 내놓는 바람에 오히려 집값을 더 부채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르면 8월 금융 규제 등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쉽게 집값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다급해진 실수요자들이 오른 가격에라도 ‘살 수 있을 때’ 주택을 매입하려 나서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팀장은 “특히 공급이 제한적인 서울에서는 ‘규제 대책만으로 현재의 가격 상승세를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으면서 매수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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