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평균 7억원 눈앞..재건축 열기 이제는 대치동으로
서울 한강 이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가 7억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잇따라 공급되면서 강남구 개포·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들썩였는데, 이제는 이 열기가 ‘은마 아파트’를 필두로 한 대치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강 이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6억9685만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1.12% 올랐다. 강남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경우 2013년 하반기에 5억6000만원대를 기록했는데, 불과 3년 만에 1억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한강 이남권에서 집값 열풍을 주도하는 곳은 강남구 개포·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잠원동, 송파구 가락동, 강동구 고덕·둔촌동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특히 한강변 일대와 강남과 가까운 지역의 노후 아파트 값이 재건축 기대감에 치솟으면서 강남권 전체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열기가 그동안 잠잠했던 대치동으로까지 건너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대치동 아파트 1㎡당 매매가는 1097만원으로 집계돼 1분기(1007만원)보다 9%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은 522만원에서 554만원으로 6% 정도 오르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가파른 셈이다. 대치동 아파트의 매매가는 지난 2007년에 고점을 찍고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크게 오르면서 2007년 기록했던 매매가를 넘어서고 있다.
대치동에서도 집값 상승을 이끄는 곳은 은마와 대치2, 우성, 선경, 미도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다. 대치동 ‘우성 1차’ 전용면적 84㎡ 매매가는 2007년 초에 10억5500만~11억7500만원이었는데,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며 2013년에 7억4500만~8억4000만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지난해 9억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9월 기준으로는 10억7500만~11억7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은마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007년 초 13억~13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2013년 초반 8억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9월에는 12억8000만~13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일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단기간에 호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6개월 새 3억원 가량 올라 호가가 14억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포 우성 전용면적 84㎡가 최근 14억6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개포동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르고 반포, 압구정 등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도 많이 오르다 보니 대치동 아파트도 이를 따라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뜨거운 강남권 주택 시장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최근 대치동 재건축 단지들이 2007년의 매매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지만, 재건축사업이 초기 단계에 머무른 단지가 많다”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잠실의 사례를 보면 저층 단지들은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으로 빠르게 재건축이 됐지만 10층이 넘어서는 중층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는 10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됐다”며 “이런 현상은 대치동뿐만 아니라 개포동이나 압구정동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대치동 인근 개포동에 재건축된 신규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대치동에서도 재건축 사업에 대한 욕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물꼬만 트인다면 은마, 선경, 미도아파트 등은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신흥 주거지로 재탄생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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