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되면 DTI 강화해야"

정옥주 2016. 9. 27. 17: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제18차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6.09.09. go2@newsis.com

"美 금리인상 여파 제한적이나, 유의해야"
"내년 재정운용 긴축전환 예상…확장적 재정정책 필요"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지난 9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부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될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7일 한은이 공개한 '2016년 제18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A위원은 "정부에서는 LTV·DTI 규제비율을 다시 낮출 필요성을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국제기구는 우리나라의 DTI 규제비율을 나른 나라 수준에 견줘 30~50%까지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TI는 은행 자체적으로 관리돼야 할 부분"이라며 "그러나 앞으로도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이 규제비율을 환원하는 문제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위원도 "경기안정이나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를 바라보든 시각이 다를 수 있고 최근 LTV나 DTI 등 정책적 대응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한은도 처분가능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비율(DSR)등 관련지표에 대해 정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사업대출에 대해 LTV 규제를 도입하는 등 개인사업 대출자들에 대한 관리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A위원은 "개인사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높고 부동산에 대한 담보 의존도도 큰 만큼 이 대출에 대한 LTV 규제도입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C위원 역시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고신용등급 및 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연체율 등도 낮아 당장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몇년간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전체 중소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며 "따라서 소규모 영세사업자를 비롯해 이들 차주의 건전성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 도입은 공감하나, 중소법인대출은 두고 개인사업자만 별도로 규제하기 어렵다"며 "또 가치평가가 어려운 토지나 상가를 담보로 하고, 개인사업자대출 대신 가계대출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등도 있어 일률적 규제보다는 각각의 특성에 맞춰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분양시장 과열 등으로 크게 늘어난 집단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집단대출 차주의 특성과 상환능력 등을 미시적으로 접근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 관계자는 "집단대출의 경우 그간 미시적 분석이 어려웠으나, 집단대출 연체율이 일반주택담보대출 보다 높은 점 등을 비춰 차주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9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불안정한 경기상황, 가계부채 문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기준금리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D위원은 "최근의 경제상황은 기준금리 변경에 신중해야 함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 내외로 안착할 수 있을 지에 불안이 없지는 않으나 당분간 기준금리는 목표수준을 밑도는 물가상승률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부채 및 건설경기의 전개방향을 균형있게 감안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이겠지만, 자본유출입 변화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E위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급격한 환율급등 문제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으나 최근 한미 장기시장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향후 미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입 변화 등에 대한 다각적 분석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D위원은 "미 금리인상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장기간 예상돼 왔고 향후 인상 속도도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여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재정운용이 긴축기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며,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위원은 "최근 국제회의 등에서 통화정책 추가 완화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재정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저금리로 재정의 국채이자 지출이 줄었는데 그만큼의 추가적인 다른 지출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긴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F위원도 "통화정책의 완화효과가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른 세수증대, 정부의 이자부담 완화 등으로 재정여력은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안정화차원에서 재정정책 기조가 확장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관련부서 관계자는 "최근의 국내경제 상황, 잠재성장력 확충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channa224@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