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매매가의 '3.6배↑'..외곽으로 밀려난 서민들

송학주 기자 2016. 9. 2.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빚 내서 집사라' 등 떠민 부동산대책]<2> 전셋값만 더 올린 13번의 부동산대책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빚 내서 집사라' 등 떠민 부동산대책]<2> 전셋값만 더 올린 13번의 부동산대책 ]

박근혜정부가 출범 후 3년6개월 동안 무려 13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기간 서울 전셋값은 22% 급등하는 등 전·월세시장 안정에는 역부족이었다.

1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3년 2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전국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은 16.5%로 매매가 오름폭(7.8%)보다 2.1배 가량 높았다. 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서울의 경우 매매가격이 6.0% 올랐는데 전세가격은 무려 21.8% 상승했다.

서울시내 가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2억7305만원에서 4억1271만원으로 1억3966만원 올랐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연간소득(5322만원)보다 2.6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한푼도 쓰지 않고 번 돈을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아파트 전세금을 마련하는 데 7.8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늘어난 전세금을 충당하려면 3년6개월 동안 소득의 75% 를 저축해야 한다.

서울살이의 어려움은 결국 전세난이다. 서울을 빠져나가 수도권 외곽을 전전하는 '전세난민'이 빠르게 증가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의 주민등록인구는 999만5784명으로 집계됐다. 1988년 처음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8년만에 1000만명 벽이 무너진 것이다.

반면 경기도 인구는 5월 기준 1259만4829명으로 2010년보다 6.9% 증가했다. 1992년 661만3094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정부가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 위주의 공급정책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13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서민주거안정'이라는 용어를 7차례나 사용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은 재건축·재개발 촉진책,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등 주로 공급자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행복주택, 준공공임대주택 등 서민용 임대주택 공급책도 내놓았지만 제도적 한계로 활성화되지 못하거나 대학생 등 특정계층에 국한돼 있고 공급물량도 제한적이어서 서민주거안정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14년 9월 내놓은 '9·1 서민주거안정 강화방안'이다. 두 달전 '7·24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풀더니 잇따라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청약 1순위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여줬다. 서민주거안정 강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론 빚을 내서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재건축·재개발 촉진책은 오히려 전세난을 부추기고 뉴스테이는 임대사업자의 수익성에 치중한 나머지 중산층을 위한 월셋집이란 당초 취지와 멀어졌다"며 "이처럼 공급자 중심의 정책으로는 서민주거안정을 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朴정부 '13번의 부동산대책' 살펴봤더니···'집값 띄우기'에 치중 "대마불사?" 800만원씩 물린 한진해운·대우조선 개미 16만명'불타는 청춘' 이연수 누구?…광고계 달군 '원조 CF요정'"지금 집사면 안 된다…신중하라"'인턴 거지' 7시간, 맞아가며 번돈 계산해보니…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