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한계"..한은 금통위의 가계부채 난상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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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그야말로 난상토론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가계부채 규제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부터 금융당국에 가계부채에 대한 판단을 명확히 해 전달하라는 당부까지 갖가지 목소리들이 나왔다.
◇“LTV·DTI 규제, 총량 연계해 준칙화할 필요”
한국은행이 30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A 금통위원은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앞으로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금통위원은 “LTV, DTI와 같은 가계부채 관리수단을 재량보다는 가계부채 총량지표와 연계해 일정부분 준칙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LTV, DTI를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나 가계 신용사이클 순환 등에 근거해 조정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금통위원은 또 “최근 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위험 경계감 등으로 대기업대출보다는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인사업자대출은 부동산 경기 등에 대한 순응성이 높고 자영업자 부채라는 점에서 가계부채와도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데다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사업자대출도 가계부채에 포함하여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은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판단이나 권고사항을 명확히 해 관련당국 등에 전달해 달라”고도 했다.
B 금통위원도 “가계부채의 증가원인을 파악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마련해 관련당국 등에 의견을 적극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C 금통위원은 “6월 이후 은행의 일반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대출금리 하락과 함께 확대됐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또 최근 비은행권의 수신 호조가 가계대출 취급유인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D 금통위원은 “2014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확장국면이 재현되고 있는 만큼 차주별 특성 등 가계부채의 질적 변화는 없는지, 신용위험이 부각될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LTV·DTI 한계…다양한 차원에서 접근 필요”
기존 LTV, DTI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는데 가계소비성향 하락 등을 감안하면 자금의 일부가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LTV, DTI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접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에 한은 관련부서에서는 “필요시 감독당국과 면밀히 협의하겠다”면서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에서도 일부 제약되고 있음을 감안해 각종 규제완화 등에 대한 연구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위원은 “가계부채관리 협의체 등을 통해 비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거시건전성감독 강화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위원은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등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이 컸던 국가들은 가계소비성향이 하락하고, 미국 영국 포르투갈 등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진 국가들은 가계소비성향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계부채 부담이 크면 소비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무주택가계 보다 주택보유가계의 소비성향 하락이 현저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2011~2013년 주택가격 하락 충격을 겪으며 주택보유가계를 중심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가치의 불안정성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이에 예비적 저축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가격의 불안정성이 증가하자 주로 자산을 주택으로 보유하고 있는 장년 이상 가계가 예비적 동기의 저축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부연하면서 “같은 기간 잔여수명이 연장된 것도 이를 증폭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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