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오른 연남휴먼타운 "재건축구역 NO"
휴먼타운은 경의선 숲길 인근에 맞붙어 있는 다세대·다가구가 밀집한 연남동 239-1 지역이다. 주말에는 종종 개성 있는 길거리 장터가 열리고 드문드문 '맛집'으로 통하는 작은 식당과 이른바 '인스타용 카페(인스타그램 등 SNS에 사진 찍어 올리기 좋은 카페)' 들이 인근에 들어서 젊은 연인·친구들이 찾아드는 골목으로 유명하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께 휴먼타운 주민 일부는 '구역 지정을 해제해 달라'는 의견서를 마포구청에 제출했다. 이른바 '연남 꽃길'로도 통하는 연남동 휴먼타운 일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던 2010년 2월, 수익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재건축정비예정구역(연남1재건축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개통, 경의선 숲길 개장 등 이런저런 개발 호재와 홍대 상권 젠트리피케이션 영향으로 동네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연남·상수동 일대가 용도변경을 통해 단독주택을 상가주택으로 개조하거나 게스트하우스로 바꾸는 식의 투자 개발이 활발해지자 연남 휴먼타운 내 일부 토지 소유자들의 불만이 불거진 것이다.
현재 연남동 휴먼타운은 제1종 주거지로 지구단위계획 지역에 포함돼 술집·숙박업용 점포가 들어설 수 없다.
휴먼타운은 2010년께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보존형 정비사업'으로 추진된 것이다.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역점 추진하던 도시재개발 사업 '뉴타운'이 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전면 철거·이주 위주의 진행 방식으로 한계에 부딪히자 기존 재개발 방식을 탈피해 단독·다세대주택을 보존하면서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과 방범·치안설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등장했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마을가꾸기·동네공동체 복원' 성격을 가미하기도 했지만 2011년 이후 지정 작업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공익'과 '개인이 받는 반사적인 이익'이 부딪히면 어느 쪽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가다.
이곳에서 10년 정도 살았다는 주민 A씨는 "일부 토지 소유자들은 '재산권 침해'라며 구역(휴먼타운) 해제를 원하는 한편 해제하면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쓰레기가 늘어 동네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경의선 숲길을 둘러싼 연남동 일대에서는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B공인 관계자는 "소유주들이 임대수익 기대감에 좀처럼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며 "숲길 개장을 1년여 앞둔 2014년 이후부터 매물이 종적을 감춰 시세도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반기인 2분기 말을 기준으로 5년 전인 2012년 연남동 일대 상가점포는 3.3㎡당 보증금 102만8000원에서 현재는 143만60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192만1000원)에 비해서는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신 월세가 지난해 9만1000원이던 것이 현재는 10만2000원 선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이런 시세 상승이 서울시와 정부가 추진한 개발 호재 덕에 생긴 반사적 기대 이익의 성격도 가진다는 점이다. 연남동 239-1 일대는 재건축을 진행하려다 수익성이 없어 휴먼타운으로 선회한 경우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 관계자는 "근거법인 도시정비법과 관련 법규상 주민들의 구역 해제 요청을 반영해줄 별도의 규정이 없다"며 "해제 요구에 대해 구청 차원에서는 '저층 주거지 보존과 정비 등' 공익적 취지를 가지고 시작한 사업인 이상 다른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더 들어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재건축 정비예정구역 : 건물 노후도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미리 정해 놓은 곳. 투기를 부른다는 이유로 예정구역제도는 2010년 이후 폐지됐다.
▷ 젠트리피케이션 : 낙후 지역이 개발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상인·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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