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부채 경고등]③마땅찮은 '대출 풍선효과'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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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은행권의 대출 문이 막히자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는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1일 국회에서 “제2금융권 비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기타대출 증가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늘어 부채상환 능력이 올라가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저(低)성장의 골이 깊은 게 문제다. ‘부채에 의한 성장’도 버거운 상황에서 ‘부채를 줄이는 성장’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인 것이다.
윤석헌 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규제를 강하게 하면 가계대출 총량도 줄일 수 있다”면서 “부동산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자 부채를 용인하는 정부의 기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가계부채 대책은 박근혜정부의 종합적인 경제성장 정책의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가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규제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의 원인은 부동산 투자용 외에 생계형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해결책은 더 애매해진다. 주택담보대출 등의 경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미봉책이라도 가능하지만, 생계형 대출은 대책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정부는 추후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분할상환을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위 한 관계자는 “제2금융권 대출은 고령층 등 취약층이 많아서 (은행권 대출 규제처럼)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국은행 역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리스크를 유독 강조하지만, 경제계 전반은 한은 역시 그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의 바탕에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기준금리 연 1.25%)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계부채 총량이 1200조원을 넘겨버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은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부채상환을 떨어뜨리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 전반은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매크로분석실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국면에서 통화당국의 대응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추가 완화라는 판단”이라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접근 역시 속도조절 차원에서 미세조정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궁극적으로 사회보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은의 한 금융통화위원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만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북유럽이 더 높다”면서 “그런데 그 사람들은 사회보장이 잘 돼있어 빚 걱정을 잘 안 한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63%다. 덴마크(308%) 네덜란드(277%) 노르웨이(225%) 아일랜드(207%) 스웨덴(173%) 등 북유럽 국가들보다 더 낮다.
다만 이 역시 국가 정책 전반의 틀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어서 당장 실현 가능성을 논하기는 어렵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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