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신드롬] 넓은 지하주차장·드레스룸·반신욕조.."전셋값 2억 더 비싸도 새 아파트에서 살래요"
커버 스토리
분양 침체로 가격거품 빼고 상품성 보강
신규 분양 아파트 주거 편의성 좋아져
낡은 아파트와 매매·전셋값 격차 확대
[ 이현일/이현진 기자 ]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서현동에 사는 직장인 이상욱 씨(33)는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최근 예비신부와 크게 다퉜다. 예비신부가 "분당 아파트는 낡았다"며 수원 권선동에서 2012년 완공된 아이파크시티 아파트를 신혼집(전세)으로 얻겠다고 고집을 부려서다. 이씨는 분당이 자신의 직장인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크게 멀지 않고 주변 환경도 좋은데 왜 수원에서 집을 얻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수원 아파트를 둘러본 뒤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좁고 낡은 욕실 대신 아늑한 반신욕조가 설치된 욕실, 세차할 때마다 언제 비가 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넓은 지하주차장 등은 20년도 더 된 아파트에 살던 이씨에겐 '신세계'와 같았다고 했다.
◆갈수록 커지는 새 집과 헌 집 가격차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서울 신당동 '청구 e편한세상' 전용 84㎡ 매매가격은 6억2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이보다 6년 앞서 완공된 '신당동 푸르지오' 84㎡보다 1억원가량 비싸다. 1999년 지어진 같은 크기의 '신당동 삼성' 아파트와의 가격차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새 집과 헌 집의 이 같은 매매 가격 격차는 서울 전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 격차는 더 크다. 전셋값은 현재의 주거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지역에서 낡은 아파트와 새 아파트의 전셋값 격차는 10년 전에 비해 더 크게 벌어졌다. 2004년 당시 입주 4년차이던 서울 삼성동 롯데아파트(2000년 입주)의 전용 84㎡ 전셋값은 3억원, 상아2차(1981년 입주) 전용 72㎡ 전셋값은 2억1000만원으로 9000만원 차이가 났다.
그러나 지금은 입주 5년차 삼성동 힐스테이트의 전용 84㎡ 전셋값은 7억5000만원, 14년차 삼성동 롯데의 같은 평형 전셋값은 5억5000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2억원으로 벌어졌다. 상아2차(3억원)와 비교하면 힐스테이트 전셋값이 두 배 이상 비싸다.
새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에 대한 종전 이미지가 바뀐 곳도 있다. 2012년 입주한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의 'DMC 래미안 e편한세상'(3293가구)의 전용 84㎡ 전세가격은 4억2000만원 선으로 서울 서부권 인기 지역인 목동 신시가지2단지(1986년 입주) 83㎡와 맞먹는다. 연희동 등 인근 단독주택 거주자와 상암동 전세입자 등이 몰려들어서다. 인근 이영재 명성공인 대표는 "새 대단지를 선호하는 고소득 주민들이 몰리면서 교육환경도 몰라보게 달라져 예전의 가좌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형 같은 소형…격 높아진 휴식공간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엔 주거 및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인 건축·설계 기술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IT)과 주거 편의시설이 결합하면서 새 집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건설사들은 아파트 가격 거품을 빼고 부대시설을 확충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과거 남쪽으로 거실과 방 한 칸만 두던 아파트 설계가 지금은 방 두세 칸과 거실을 모두 남쪽으로 배치하는 3베이로 바뀌었다. 아파트 앞뒤로 발코니를 배치해 서비스 면적도 넓혔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한 아파트는 전용 59㎡를 4베이(방·거실·방·방 전면향 배치)로 설계하고 실사용 공간을 90㎡까지 늘렸다. 2000년대 전용 84㎡ 아파트보다 침대 하나가 더 들어가는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드레스룸 창고 붙박이장 등을 배치, 수납가구도 필요없다.
주민 공동시설과 상업시설도 다양하다. 예전엔 깍두기 모양의 상가 건물에 슈퍼마켓과 세탁소 정도가 있었다면 최근엔 아파트 상가도 쇼핑몰처럼 큰 길의 동선을 고려해 배치한다.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교육센터 등은 물론 야외 캠핑장까지 들어간다.
◆'새 집 선호' 신규 분양 인기로 이어져
최근 지방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것도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관련이 깊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는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한 투자 수익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하우스푸어 등이 양산되면서 아파트가 주거용으로 좁혀졌다. 인허가 지연 등 사업 리스크가 큰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셋값이 매매가의 70%에 달할 정도로 전세난이 지속되자 무주택 세입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주택시장에 없었던 감가상각에 대한 개념도 강해지고 있다. 아파트도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시장 호황기 때는 아파트가 시간이 지나도 가격이 오르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낡은 아파트도 흔쾌히 구입했으나 최근 그 같은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다소 침체된 반면 분양시장은 호황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새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현일/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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