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바로미터' 강남 재건축시장, 활기 찾나?
강남3구 재건축 매매가 0.78%↑ 상승세 주도양도세 중과폐지 등 정부정책 큰 호재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분양물량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성 기대감으로 강남3구의 재건축 매매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올해는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에 가락시영아파트를 비롯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역삼자이 등 국내 10대 건설사들이 자사 브랜드 자존심을 걸고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월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전국 0.36%, 서울 0.5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0.78%로 지난해 12월(0.21%) 대비 3배 이상 상승 폭이 커졌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1.60%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반포 주공1단지 등 서초구 내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르면서 강남권 매매가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지난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비사업 조합원은 본인이 소유한 기존 주택의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최대 2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전용면적 비율이 높은 주공1단지를 찾는 매수자들이 늘었다.
더욱이 올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목표로 재건축 추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 상황이며, 반포동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관심이 높아져 반포한양, 한신6차 등도 매매가가 올랐다.
매매가는 반포동 주공1단지 105㎡가 한 달 동안 8000만 원 올라 16억7000만~18억 원, 잠원동 반포한양 171㎡가 3000만 원 올라 13억~16억3000만 원 등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반포동에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비율이 높은 반포동 주공1단지의 경우 조합원이 2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완화되면서 사업성에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시세가 20억 원이 넘는 138㎡도 1월에만 2건이 거래됐고, 저가 매물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0.70%, 0.06%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구의 경우 오는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계획인 개포동 주공2단지 매도자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매도호가를 올리면서 매매가가 상승했으며, 건축심의를 준비 중인 주공1·4단지도 매수문의가 늘면서 매매가가 올렸다.
개포동 주공2단지 71㎡은 한 달 사이 3500만 원 올라 10억500~10억4500만 원, 주공1단지 53㎡도 1500만 원 올라 8억5500만~9억 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강동구는 -0.33%로 지난 12월(-0.03%)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오는 3월 일반분양이 예정된 고덕동 시영아파트가 추가분담금이 크게 늘어나자 인근 고덕주공단지들도 투자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추가분담금 우려로 저렴한 매물들도 거래 없이 그대로 쌓여가고 있다.
시영아파트의 경우 일반분양가를 3.3㎡당 2500만 원으로 책정했을 당시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없었으나, 총회에서 일반분양가를 현 시세에 맞춰 3.3㎡당 2000만 원 선으로 낮추면서 조합원들이 부담해야할 추가분담금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
현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 59㎡의 시세는 지난달보다 2000만 원 하락한 4억2,000만~4억4,000만 원, 고덕동 고덕주공3단지 36㎡는 1500만 원 하락한 2억9500만~3억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일동 내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영아파트에서 전용면적 34㎡가 59㎡를 분양 받으려면 추가분담금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며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추가분담금 문제로 매수자들이 거래를 꺼리면서 급매물마저 쌓여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올해도 강남3구의 재건축시장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용적률 상향과 개발부담금 한시 면제 등 정부규제가 대거 풀리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 목적이 많은 강남 재건축 특성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도 큰 호재라는 평가다.
주요단지로는 4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총 3658가구 규모로 바꾼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시영(일반분양 1114가구)을 비롯해 강남구 도곡동과 역삼동에서 각각 '도곡동한라비발디'(전용 84~125㎡, 110가구)와 '역삼자이'(전용 59~114㎡, 408가구)가 선보인다
서초구에서는 1차 분양에서 18대 1이라는 높은 청약률를 자랑했던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84㎡, 250가구) 2차분과 서초구 서초우성3차를 재건축한 아파트가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강동구 고덕시영을 재건축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전용 59~192㎡ 3658가구)가 4월 1114가구의 일반분양을 앞둬 강남권 공급 가뭄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서울의 신규분양물량 중 재개발재건축물량이 88%나 차지할 정도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심 정비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써브 김미선 선임연구원은 "강남3구 재건축 조합들이 연말에 종료되는 초과이익 환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계획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강남3구의 특성상 조합원이 2주택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돼 사업성이 높아져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dios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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