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 TV의 생생부동산] 2014년 부동산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시계획학 박사)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이미 바닥을 쳤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대세하락기의 초입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있다. 바닥을 쳤다는 쪽도 회복 경로가 급격한 V자인지, 비교적 완만한 U자인지, 옆으로 횡보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그만큼 지금 부동산 시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거시경제, 인구구조, 가계부채, 주택금융, 공급물량 등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서로 다른 주기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위해 잇따라 강도 높은 대책들을 쏟아내면서 시장의 출렁거림도 심해지고 있다. 거래소라는 중앙시장에 정보와 거래가 집중되는 금융 상품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각 지역에서 물건 단위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리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다만 2014년이 국내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가늠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올해는 가계부채, 건설업체 유동성 위기라는 국내 주택시장의 양대 리스크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지난해 도입한 정부의 시장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기다. 양도세 감면, 취득세율 인하 등 세제 감면 조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 수직증축 허용과 같은 규제 완화책도 이미 도입되었거나 도입 전이라도 오랜 기간 거론되면서 시장 기대심리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다.
2014년 부동산을 바라보는 첫 번째 관점은 과잉채무 및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분양시장 부진 및 우발채무 인식에 따른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와 같은 리스크 요인을 시장의 자체 체력으로 견뎌낼 수 있는지 타진해 보는 것이다. 한해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는 것만큼 5년 후 혹은 10년 후 국내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될지 밑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중요하다. 1~2인 가구 급증, 임대시장 확대, 시세차익 감소 등 수요 측면의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공급 쪽에서도 대규모 분양사업 중심의 사업모델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 부침은 결국 중장기적 트렌드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의 투자를 가져가기 위해서도 중장기 변화의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2014년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는 두 번째 관점은 중장기적인 시장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몇 가지의 흐름은 이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우선 상업용 부동산에서 널리 활용중인 임대운영사업은 2014년 주택임대관리업의 도입과 함께 주택시장에서도 서서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거에도 주택시장의 40%는 전세, 월세 등의 임대운영 형태였으나 주택임대관리업이 도입되면서 운영 주체가 개인에서 법인으로 점차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 입장에서는 직접 임대주택을 운영하거나 기업에 비용을 지불하고 안정된 수입을 얻거나 주택을 직접 구입하지 않고 임대관리를 수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선택지가 다양해지므로 시장 변화에 따라 투자목표와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 쪽에서는 보유자산을 유동화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보유하는 것만으로 시세차익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체적으로 혹은 외부 위탁을 통해 개발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현재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본에서는 버블 붕괴 이후 '주택 리폼' 시장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 단지 규모의 재개발 또는 리모델링이 토지 매입, 자본 조달의 어려움으로 난항에 부딪히면서 개별 주택 단위로 주택을 수선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물론 국내의 경우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강하기 때문에 주택 리폼 시장이 당장 크게 확대되기는 어렵지만 단지 단위의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이 계속 어려움을 겪는다면 단독 다가구 지역을 시작으로 아파트로까지 주택 리폼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문의 (02) 778-4747) 또는 무료문자(013-336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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