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법인세도 사실상 증세

최저한세율 16% → 17%로 올려재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

법인세는 세율 대신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올리는 쪽으로 사실상 증세의 방향을 잡았다.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현행 16%에서 17%로 1%포인트 올리는 방안이다. 여야는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최저한세율이란,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세율이다. 법인세 과표구간 1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이 대상이다.

　최저한세율 인상은 소득세 최고세율 대상 확대와 마찬가지로 여야 간 빅딜의 결과다. 여당과 정부는 그간 '증세는 없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와 같은 핵심 부동산세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에 일부를 양보한 것이다. 야당은 그간 법인세율을 3년간 22%에서 25%로 회복시키자고 주장해 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1%포인트 올리게 되면 연간 약 19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다. 뒤집어 말하면 당장 기업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규모가 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경우 연간 수백억원의 세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올해 초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14%에서 16%로 올렸는데 추가 인상은 성급한 조치"라며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쌀 목표가격을 18만8000원(80㎏ 기준)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정부안은 17만9686원이었다.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낮아지면 정부가 농민에게 쌀값 일부를 보전하게 된다. 야당이 제안한 전월세 상한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김영훈 기자 <joonhojoongang.co.kr>

최준호.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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