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돈의 세계] 세 가지 ‘풋’과 기대
미국 주가가 2월 고점에서 급락해 월가는 ‘트럼프 풋(put)’을 고대한다. 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인 풋 옵션이 자산가격 하락 위험을 막는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 한마디 잘 해줘 증시가 오르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가 상승은 최우선 정책이 아니다.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경기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지출 소비자지수(PCE) 상승률은 2.8%로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도 1.7%로 하향 조정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경제가 정부 지출에 중독됐다고 본다. 정부 의존증을 없애는 해독기간이 필요해 트럼프 풋은 없을 거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 2회를 여전히 기대하면서 월간 양적긴축(QT) 축소 결정을 반겼다.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을 기대하는 월가 유동성 중독자들은 약소한 ‘파월 풋’에 조금 위안을 얻었다. Fed는 4월부터 월 국채 상환 한도를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축소한다.
일본 물가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 2월 소비자물가는 3.7% 올랐다. 지난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식품가격 상승이 계속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10년물 국채금리 추이를 보며 장기채를 사서 국채시장에서 장기채 금리를 낮추고 엔화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소위 ‘우에다 풋’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투자가에게 안도가 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제대로 된 정책결정자의 ‘풋’은 언제쯤 나오려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지면 많은 불확실성이 사라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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