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떨어진 집값 때문에 결국..
'반토막'난 아파트 값이 경제 전반까지 휘청거리게 만들자 끄떡도 하지 않던 국토교통부도 결국 손을 들었다.
사실 국토부는 2011년부터 제기된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반대의 입장을 굽히지 않아왔다. 하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금융규제 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제를 손질하는 수준의 대책으로는 시장의 실망감만 더할 수 있다는 현실 논리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주택경기를 살리고 건설산업을 활성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라면서 환영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얼어붙은 매매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형욱 1기신도시리모델링연합회장은 "분당 등 1기신도시 24만가구는 물론 전국 곳곳의 공동주택 도시재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분당의 경우 전체 122개 단지 8만6,399가구가 리모델링 연한을 넘겼다. 아파트 5채 중 4채는 바로 이번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분당 등 1기신도시 외에도 전국적으로 약 40%의 아파트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들과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수도권 1기신도시 입주민들의 감격은 남다르다. 1992년 입주를 시작한 1기신도시는 준공 후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재건축이 연한이 도래하지 않아 노후화된 주택개조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2011년 분당에서 치러진 4ㆍ27보궐선거를 계기로 여야가 앞다퉈 수직증축 허용안을 추진해 기대감이 돌기도 했지만 국토부의 완강한 반대에 결국 무릎을 꿇었던 아픈 역사도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신도시는 입지는 양호하지만 이렇다 할 호재가 없다 보니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며 "수직증축이 다른 부동산종합대책과 같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거래가뭄에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5년간 분당과 일산 등 주요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27.1%, 23.1% 하락하며 수도권 평균 하락률을 크게 상회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적극적인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공공분양 축소를 공언하고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리모델링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춘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관련해 정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추가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는 1~2인 가구 증가와 인구노령화에 따른 중소형 평형이 강세라는 것"이라며 "평형이 큰 주택은 두 개 주택으로 쪼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거나 중소형이 많은 단지는 평형을 크게 할 수 있도록 미세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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