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디폴트' 위기>'부동산 불황' 직격탄 맞은 '무리한 개발'

이용권기자 2013. 3.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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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작땐 투자러시 금융위기이후 상황 급변 사업자간 마찰도 한몫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파산위기에 몰린 것은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추진된 사업을 경기침체 고려 없이 무리하게 강행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초대형 아파트, 상가, 오피스 빌딩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업의 불투명성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자금을 끊게 한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2006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부동산 시장 활황에 맞춰 국내 건설사들과 금융권이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한강과 인접한 서울 금싸라기 땅인 용산에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워 도심 속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국내외 대기업과 특급호텔, 초대형 쇼핑몰, 고급 아파트 등이 구상되며 꿈처럼 홍보됐다. 그러나 2007년 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곤두박질치며 상황이 급변했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준공된 아파트들이 줄줄이 미분양됐고, 부동산 거래는 사라졌다. 이 가운데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투자했던 삼성물산이 2010년 주관사 지위를 내놨다. 그러나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이철 전임 사장이 코레일이 용산사업에 단순히 토지주가 아닌 주주로 참여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후 부임해 용산사업을 다시 주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떠난 용산 사업은 이후 주기적으로 파산위기를 맞으며 불협화음을 겪었다. 삼성물산에 이어 주관사 지위를 넘겨받은 롯데관광개발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의 회장으로 영입하고 해외 투자 자본 유치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을 이끌어갈 만한 자금력과 역량이 부족하다며 끊임없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사업주체들이 전환사채 발행 등 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사업은 계속 지연됐고, 결국 파산위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코레일, 롯데관광개발 등의 다툼이 사업무산의 원인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누가 잘못했는지 관계없이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환경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초대형 규모의 아파트, 상가, 오피스를 통해 수익성을 맞추겠다고 하는데 분양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결국 파산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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