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서 부동산으로 돈 벌고 싶다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용의 해가 지고 뱀의 해가 왔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금융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8대 대통령으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택 거래를 위축시켜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형을 임대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박 당선인이 언급한 만큼 보금자리주택의 대폭적인 수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취득세 감면 연장과 보금자리주택 전면 재검토 공약이 동시에 실행된다면 침체된 주택시장이 극적으로 회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줬다는 점에서 나락에 빠진 주택시장이 올해 극적으로 반등하는데 큰 모멘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개발 위주나 경기부양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기 어려운 데다 서민 주거복지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단기적 시장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보금자리주택을 임대공급으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민간 건설시장의 부담을 덜어 민간 분양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거래활성화 이외에도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하우스푸어와 급증하는 가계부채문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푸어 문제로 인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급부상했는데 실제 주택시장 불황으로 하우스푸어와 깡통 아파트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가계부채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937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하다.
◆수도권 주택시장, 올 하반기 회복될 듯
=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매 입찰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 경매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해 12월17일 기준 75.2%로 재작년보다 5.45%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2007년에 기록한 최고점(91.8%)과 비교하면 16.6%p 떨어진 것이다. 경매 입찰자 수도 재작년 5만1673명에서 지난해에는 5만751명으로 감소했고 입찰경쟁률도 5.78대 1에서 5.15대 1로 낮아졌다. 통상 경매 낙찰가율이 매매시장에 3~6개월 정도 선반영한다고 볼 때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활성화대책 없이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과 구체적인 부동산 활성화대책이 나올 때까지의 시차를 감안하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외 거시경제 회복 정도와 새 정부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탈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 경우 상반기 보합 내지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리던 지방 주택시장은 내년부터 공급과잉으로 상승세가 꺾여 연말로 갈수록 더 가라앉을 전망이다. 예상보다 지방의 주택가격 둔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고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주택공급 예정 물량이 많아 둔화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혁신도시뿐 아니라 최근 공급물량이 급증한 부산·경남권의 새 아파트 입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공급이 과잉된 지역에서는 입주가 시작된 이후 주택시장이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전세난, 하반기 들어 안정세
= 전세시장은 연초 재계약 수요가 쏟아져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하반기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전세시장은 연초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많다는 점이 변수지만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소폭 증가할 예정이어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세시장 불안요소는 연초에 재계약 수요가 몰려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전월세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35만906가구에 이른다. 이들이 한꺼번에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2011년 1분기 전세난이 빚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 전세시장이 또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새 아파트 입주가 최근 10년새 가장 적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입주 물량이 다소 늘어난다는 점에서 전세난 재발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7만5613가구에 불과해 재작년보다 19.5% 감소했지만 올해에는 18만5262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5.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서울은 서초와 강남 보금자리주택, 위례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줄줄이 이어져 전세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주거시설의 입주물량도 대폭 늘어나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세난의 근본 원인인 매매 기피 현상과 반전세 확산이 계속된다면 전세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매시장이 하반기 회복돼야 전세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다.
◆위례, 판교, 동탄2, 광교신도시, 세종시 등 분양시장 인기 지속
=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시장 침체의 장기화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사업계획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위례신도시와 판교신도시, 동탄2 신도시, 광교신도시, 세종시등에서 분양하는 물량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 A2-5·A2-10·A2-12블록에서 총 2422가구, 판교 알파돔시티 주상복합과 판교동 C2-2·C2-3블록에서 총 946가구가 각각 분양될 예정이다. 올해 관심을 모은 동탄 2신도시에 대우건설 등 7개 건설업체가아파트 약 6500가구를 추가 분양할 계획이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선별적으로 인기끌 듯= 소규모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아 온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저금리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별적으로 투자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3년 동안 오피스텔 공급물량은 8만9000실에 이른다. 임대수익률은 2009년 말 6.4%에서 지난해 10월 5.96%로 0.5%p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입주물량도 지난해 1만2000실에서 올해 3만실로 2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오피스텔과 더불어 도시형생활주택 입주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초소형 주택이 넘쳐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은 2009년 1688가구, 2010년 2만529가구, 2011년 8만3859가구, 2012년(10월 기준) 9만6300가구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공급과잉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망 지역의 오피스텔 분양은 당분간 공급이 지속될 것이다. 아직까지 은행예금 금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지역이 많은 만큼 초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가 시장은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심화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체가 이어질 것이 유력하다. 주택시장이 온전히 살아난다는 징표가 없는 한 상가시장만 나홀로 호황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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