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DTI 소득 일부 '은퇴자 자산' 등 포괄적 적용 검토

정재형 기자 2012. 7. 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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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DTI(총부채상환율) 규제에서 소득 부분을 보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가 예상 밖으로 악화되자 DTI에 손을 대기는 하겠지만 규제 비율 등 기본 틀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DTI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실수요자 특성에 맞춰 일부 불합리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DTI 일부 보완 대책이 주택거래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DTI 보완 어떤 내용? "소득 적고 자산 많은 은퇴자 등의 소득 적용 불합리 개선"

DTI 규제는 주택투기지역 40%, 투기지역 외 서울 50%, 인천·경기 60%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주택투지지역은 없다. 따라서 서울에 50%, 인천·경기에 60%가 적용되고 있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DTI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정부는 DTI 규제에서 소득 부분을 포괄적으로 해석해 DTI(대출/소득)의 분모를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DTI 규제 비율은 현재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비율 조정이 가계부채 문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고액자산가나 은행 예금자 등 특정 그룹에 한정해 DTI규제를 완화할 수는 없다"며 "자산소득이나 다른 개별소득과 관련해 추가해서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위원장은 "특히 은퇴자처럼 소득은 없지만 자산이 많은 사람의 경우 소득 적용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현장 전문가 등의 얘기를 들어보고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당국은 조만간 은행 담당자와 연구원 전문가들과 불러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DTI규제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소득에는 근로소득, 임대소득, 배당소득, 이자소득 등 증빙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 대부분 소득이 포함돼 있다. 의료보험료나 국민연금 납부로 인한 추정소득도 제시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소득이 있는지, 추정소득을 좀 더 쉽게 제시하고 확인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파악해 보겠다"며 "그러나 소득(세금)신고를 안하고 탈루하는 것까지 DTI에서 완화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 분양가 상한제 등 과거 부동산시장 과열 억제책 폐지 추진‥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정부가 DTI를 일부 보완하기로 한 것은 현재 주택 경기를 비롯한 경기침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오는 26일 발표될 지난 2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대비 0.5%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1분기(0.9%)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유럽 재정위기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 세계경제가 더욱 둔화되고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의 한 가운데는 부동산 경기 문제가 있다. 정부는 2007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해 DTI 규제를 확대했고 이는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세계경제위기 심화된 이후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되면서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DTI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에서 강남 3구를 주택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강남 3구의 DTI를 40%에서 50%로 높였다. 하지만 정부의 5ㆍ10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9% 급감했다. 지방(-32%)이 수도권(-24%)보다 더 줄어 지방까지 주택 경기 침체가 확산될 조짐이다.

정부는 DTI 규제의 일부 보완 뿐만 아니라 분양가 상한제·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재건축부담금 부과 등 과거 부동산시장 과열 억제를 위해 취했던 각종 규제조치를 폐지하기 위해 국회에 최대한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대규모 투자 유인을 위한 사전심사제 조기 도입 등 내수활성화를 통해 경기부진을 타개할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전날 오후 3시부터 9시간45분가량 청와대에서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집중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민간소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DTI(Debt To Income)란 총부채상환비율, 즉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면,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이고 DTI를 40%로 설정할 경우에 총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것이다. 소득을 적게 신고한 자영업자나 상환능력은 있지만 현재 소득이 없는 은퇴자의 경우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현재 DTI규제는 주택투기지역에 40%, 투기지역 외 서울 50%, 인천ㆍ경기 60%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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