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은 내친구] 하우스푸어..집있는데 왜 가난하죠?

2012. 7. 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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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기 대출받아 집 산 사람들 이자는 늘고 집값은 떨어져 빚더미전월세 렌트푸어·결혼 웨딩푸어도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중학교 3학년인 민정이는 요즘 경제신문 읽는 데 흥미가 생겼어요. 특히 부동산 기사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거래 침체'나 '불황' 같은 말 못지않게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이 자주 등장해요.

'푸어'라면 '가난한 사람'을 말한다는 건 짐작이 가지만, 집 있는 사람이 왜 가난하다는 건지 정확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민정이처럼 여러분도 '하우스 푸어'라는 말을 신문이나 방송에서 한 번쯤 봤을 거예요. '하우스 푸어'란 말 그대로 '집이 있는 가난한 사람'을 말해요.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이 수억 원씩 하기 때문에 집을 살 때 집값 일부를 은행에서 빌리는 것이 보통이에요.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도 내야 하고, 빌린 돈(원금)도 나눠 갚아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거나 집값이 떨어지면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은 아주 어려운 처지가 되죠. 집값이 올랐다면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을 수 있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그럴 수도 없어요. 그래서 집은 한 채 있지만 대출이자나 세금을 내고 나면 쓸 돈이 없어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생기고, 이런 사람들을 '하우스 푸어'라고 부르는 거예요.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한 집에 살고, 좋은 직장에 다니지만 빚에 허덕이다 보니 막상 쓸 수 있는 돈은 별로 없는 것이죠. 빚에 허덕이는 가정은 다른 곳에 쓸 돈을 줄일 수밖에 없고, 소비가 줄면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만약 은행에서 빚을 갚으라고 독촉까지 한다면 살던 집을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어요.

작년 말 통계를 보면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의 가처분소득(소득 가운데 소비나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은 평균 3688만원으로 2010년(3373만원)보다 9.3% 늘었어요.

그런데 같은 기간에 빚은 6353만원으로 12.9%나 증가했어요. 수도권 가구가 한 달에 빚 갚는 데 쓰는 돈은 79만원으로 23.4%나 늘었어요.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니 결국 빚 갚을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요. 한 경제연구소는 2005~2006년 집값이 급등할 때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다가 '하우스 푸어'가 된 집이 108만가구나 된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른들은 왜 무리하게 많은 돈을 빌려 집을 샀을까요? 처음부터 대출을 많이 받지 않았다면 '하우스 푸어'가 될 일도 없었을 텐데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집, 특히 아파트가 재산을 늘리는 대표적인 수단이었던 것과 관련이 있어요. 과거에는 집값이 계속 오르던 시절이 있었어요. 집값이 계속 오르니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놓으려는 사람이 많았던 거죠.

그런데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 서울ㆍ수도권 집값은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2006~2007년 아파트 값이 가장 비쌌을 때 집을 산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 푸어'가 됐어요. 당시에는 집만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에 너나 없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거든요.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도 서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아우성이어서 돈을 빌리기도 쉬웠어요.

결과적으로 '하우스 푸어'가 된 사람들은 정부 정책에 불만이 많아요. 그래서 지난 4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도 하우스 푸어들 표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지난 4월 21일자 A30면 '분노한 3040, 하우스 푸어는 야당에 몰표' 기사처럼요. 정부는 '하우스 푸어'들을 위해 지난달 '5ㆍ10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도 했어요.

이제 '하우스 푸어'만큼이나 부동산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렌트 푸어(rent poor)'에 대해 알아볼게요.

'렌트 푸어'는 집이 없어 전세나 월세로 사는데 전ㆍ월세가 너무 올라 소득 대부분을 전ㆍ월세로 지출하는 사람들을 말해요. 앞서 설명한 '하우스 푸어'의 전세 버전이라고 보면 될 거예요. 결혼했지만 비싼 전세금 때문에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도 늘었다고 해요.

4월 18일 A4면 '집 있으면 이자 부담…없으면 전세금 폭탄…모두가 루저' 기사를 보면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과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 실상을 잘 알 수 있을 거예요.

집과 관련된 것 외에도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푸어'가 붙은 말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열심히 일해도 빈곤층에서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소득이 적은 워킹 푸어(working poor), 자녀 사교육비를 대느라 소비 여력이 부족한 에듀 푸어(education poor), 신혼집 장만 등 비싼 결혼 비용 때문에 빈곤해진 신혼부부를 말하는 웨딩 푸어(wedding poor), 분유ㆍ기저귀 값 등 비싼 육아 비용 때문에 빈곤해진 베이비 푸어(baby poor), 노후 대비를 효과적으로 못해 은퇴 후 빈곤하게 사는 실버 푸어(silver poor)라는 말도 있어요.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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