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봄도 오기 전에.." 퇴출 공포 확산
[데일리안 최정엽 기자]수차례에 걸친 건설사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몰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범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시장 활성화 방안 역시 지난 4.11 총선과 오는 12월 치뤄질 대선 등 정치적 상황에 밀려 이번 18대 국회 회기중 통과가 어려운 실정이어서 이같은 건설업계의 퇴출 확산 공포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 재정부, 금융위 등 범 정부 차원에서 마련된 ´12.7 대책´에 포함된 ´DTI(총부채상환비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시장과 직결된 법안이 반드시 통과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1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는 총 27개(시공능력평가 150위 이내 기준) 업체며, 시평 100위 안에 들어가는 건설사는 22개 업체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는 ´부도´라는 재무적 위기의 발생전과 발생 후로 구분되는데, 재정상태가 악화돼 부도 위험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채권단이 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실시하는 경우를 워크아웃이라고 한다. 또 이미 부도가 발생했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어서 채권단이 경영진을 파견하여 회생작업을 추진하는 것을 법정관리라고 한다.
쉽게 말해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처방전을 통해 약만 잘 먹으면 치료가 되는 상황과, 병색이 깊어 입원치료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구분하면 된다. 차이점은 워크아웃의 경우 경영진이 유지 되지만, 법정관리의 경우 채권단이 지정한 경영진으로 교체된다.
시평 100위 기준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는 금호산업(시평 13위), 벽산건설(26), 풍림산업(30. 연장), 신동아건설(34), 고려개발(38),남광토건(39), 진흥기업(41), 삼호(46), 한일건설(48), 우림건설(57), 동일토건(68), 중앙건설(70), 신일건업(73), 동문건설(85), 성우종합건설(95) 등 15개 업체며, 동양건설산업(36), 임광토건(40위), 남양건설(43) LIG건설(53), 범양건영(58), 월드건설(82), 성원건설(100) 등 7개 업체는 법정관리 중이다.
문제는 이들 워크아웃 업체들 상당부분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퇴출 위기설에 휩싸이게 된 것.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건설사중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건설사는 고려개발, 진흥기업, 우림건설 등 대부분이다.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기업은 대림산업 계열사인 고려개발로 지난한 해 당기순이익 기준, 2천3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효성 계열사인 진흥기업 역시 2천127억8천800만원 손실을 봤고, 우림건설 역시 1천749억3천243만원, 남광토건 1천596억7천500만원원, 벽산건설 840억6천500만원, 중앙건설 603억776만원, 금호산업 495억1천800만원, 삼호 463억9천400만원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평 기준 100위권내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 중 신동아건설(81억4천100만원 흑자)과 동문건설(40억5천134만원 흑자), 한일건설(1억8천564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 대부분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영업을 했던 건설업체들의 경우 적자폭이 더욱 컸다.
신동아건설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담이 큰 아파트의 경우 거의 손을 데지 않았다"면서 "회사 사정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재진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아파트 분양 사업에 손을 뗀 이후 회사 사정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동아 건설은 홍보팀을 해체하고, 직원들은 퇴사를 하거나, 분양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이번 퇴출 공포 확산의 시발점은 우림건설이다.
이달 초 우림건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6천200억원 규모 채무조정과 43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을 주요 골자로 하는 ´우림건설 채무 재조정 및 유동성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각 은행별로 입장이 다르지만, PF 등에 따른 보증 채무가 대부분인 만큼, 회사를 정상화해 매각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이 반대하면서 아직까지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우림건설 채권단들은 18일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들이 퇴출 여부를 놓고 마지막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해 적자 1, 2위를 기록한 고려개발, 진흥기업은 물론, 나머지 워크아웃 건설업체에 불똥이 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이 우림건설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지만, 은행별로 가지고 있는 채권들의 성격이 다르다"면서 "담보를 확보하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우림건설의 회생보다는 청산을 통해 빨리 채권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제시된 지원방안이 실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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