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부동산결산> ②내년에도 수도권 '약세'(끝)

강건택 2011. 12.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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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1% 내외 오를 듯…지방은 한자릿수 상승률 예상

세계 경제위기 우려와 대북 리스크 등 대외변수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새해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 강세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가계부채 부실과 글로벌 경기침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주택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2.7 부동산 대책 등 한해 동안 쏟아진 정부의 시장 부양책과 선거 호재가 맞물리면 내년 중 집값이 바닥을 찍고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에도 어느정도 힘이 실린다.

최근 2년 동안 이어진 전세가격 급등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역대 최저 수준의 아파트 입주물량과 임대 선호 현상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5% 이상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매매 '수도권 약보합세·지방 상승폭↓' = 부동산 전문가들은 22일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수도권에서는 약보합세, 지방에서는 약간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는 올해보다 작아질 것이 유력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매매시세는 서울 1.58% 하락, 지방 10.87% 상승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뤘지만 2012년에는 둘 사이의 간극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새해 주택가격이 수도권 1%, 지방 7%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주택산업연구원도 수도권 1~2% 상승, 지방 상승폭 둔화를 각각 점쳤다.

한국부동산연구원이 최근 감정평가사, 공무원, 교수 등 부동산 관련업 종사자 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상반기 주택가격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국 0.5~1.5%, 서울 1% 이내로 각각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올해 소폭 하락한 수도권 집값이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정국을 맞아 내년 하반기 무렵이면 바닥을 찍고 조금이나마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반면 부산을 중심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지방 주택시장은 내년이면 지역에 따라 공급과잉 현상이 불거지면서 가격 상승률이 한자릿수대로 내려올 것이 유력시된다.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 세계 경제의 위험 신호다.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면 부동산 투자심리도 덩달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내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변수는 글로벌 경기 문제"라며 "글로벌 금융 불안이 장기화하면 내년 주택시장은 거래 관망과 가격 조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외 경제여건이 예상보다 더 나빠진다면 1% 안팎의 반등이 점쳐지는 수도권 집값이 올해처럼 소폭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김 본부장은 우려했다.

가계부채와 이에 따른 대출 규제, 물가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국내 경제 변수도 주택 수요자들의 자금줄을 죄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허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은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라면서도 "수도권 미분양 주택과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실수요자의 유동성 확보 어려움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 내용을 담은 12.7 대책이 최근 발표되는 등 내년 선거를 앞두고 각종 규제 완화책과 개발 공약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지만 예년 선거철에 비해서는 파괴력이 약할 것이 뻔하다.

김 본부장은 "지난 총선에서는 뉴타운 바람이 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며 "부동산 관련 공약이 개발과 성장보다는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선거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안보 정국이 장기화하면 부동산 개발 공약은 더욱 뒷전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전셋값 '올해만큼은 안 오를 것'…아파트 입주 급감이 변수 = 최근 몇 년 동안 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전세대란의 기세는 새해 들어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매매심리 위축에 따른 전세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전셋집 공급이 줄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는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주택전세가격 종합 전월대비 증감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사이 전국 전세가격은 12.2% 급등했지만 내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5~6%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건산연과 주산연이 전망했다.

내년 재계약을 앞둔 전셋집들이 앞서 2010년 크게 오른 가격에 계약됐다는 점에서 또다시 큰 폭으로 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아파트 입주물량의 급감이 2012년 전세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114 집계결과 내년 새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총 16만667가구로 올해 21만8천682가구보다 5만가구 이상 줄어든다.

부동산114가 아파트 입주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연간 입주량이 20만가구에도 못 미친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공공 아파트 입주물량 집계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모두 합쳐도 18만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셋집 신규 공급이 감소해 지역에 따라 내년도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허 연구위원은 "아파트가 아닌 단독·다세대 등의 주택 인허가 실적을 보면 내년 전체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3만가구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외 주택의 입주량 증가가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를 완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부동산 투자 전략은 =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기 때문에 '소형', '소액', '주거'의 3대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북한발 위기까지 겹쳐 실물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으니 환금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과연 나중에 쉽게 팔릴 상품인지를 우선 따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매매보다는 임대가 주택시장의 트렌드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 부담이 적고 환금성이 좋으면서도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소액 임대형 주거상품이 그나마 낫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각자 자금 사정에 맞춰 임대 수요가 풍부한 주거용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소형 오피스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과거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었던 상가 투자에 대해서는 "상가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기 쉬우니 아주 저렴하게 사서 본인이 직접 운영하거나 확실하게 임대를 줄 수 있지 않다면 추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1~2인 가구가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파트 선호가 강하다는 점에서 소형 아파트 투자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아파트 투자성이 예전보다 크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강남이나 도심,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역, 새로 개통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아주 싸게 나온 소형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소형 오피스에 투자하거나 도심 주변의 낡은 단독주택을 사 원룸을 지어 임대사업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김 본부장은 덧붙였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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