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해야 한목소리

[한경속보]"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할 때가 왔다."조세연구원이 10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개편방향'을 주제로 연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은 이처럼 하나로 모아졌다.이날 토론회에는 박명호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를 했으며 이어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유태현 남서울대 세무학과 교수,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최원석 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다주택자 활성화로 민간임대 늘려야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목적으로 2003년 10·29대책 때 도입됐으며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 양도차익의 최대 60%(지방세 포함시 66%)를 과세하는 제도다.지금은 2012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이 배제돼 있다.박명호 연구위원은 발제문을 통해 이 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그는 "무엇보다 제도의 도입 취지인 투기 억제 측면에서 실효성을 거두었는지부터가 의문"이라며 "양도세 중과보다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규제 및 공급 확대 정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위원은 또 "오히려 부동산 거래만 동결시켜 자원 배분만 왜곡시키고 있다"며 "'거래세 완화 및 보유세 강화'란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김경환 교수도 "그동안 1세대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는 행위를 투기로 간주해왔지만 사실 이들 다주택자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결국 다주택자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예외로 점철된 제도…영구 폐지가 정답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그동안 수차례 보완 작업을 거치면서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져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방해만 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최원석 사무총장은 "각종 민원에 따라 중과의 예외로 인정받는 주택들이 많아진데다 완화도 한시적으로 일몰을 연장해가며 해주다 보니 제도 자체가 누더기처럼 돼 버렸다"며 "납세자 입장에서 이해하기도 어려운데다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각종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했다.그는 또 "자본이득세의 원칙에 맞게 조세를 단순하고 간명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주현 교수도 "사실상 60%의 세율은 벌금이나 다름없다"며 "각 나라마다 양도세를 낮추는 트렌드를 감안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영구적으로 폐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이호기 기자 kildongh@hankyung.com<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