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두고 딜레마에 빠지다

이유경 기자 2011. 8. 8. 16: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안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양도세 중과세안이 전(前) 정권 시절의 대표적인 유물이고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폐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정치권의 법인세·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 주장과 맞서고 있는 정부는 논란거리가 더 생기는 것이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야당이 부동산 거품 축소를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양도세 중과세 제도 폐지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휘둘릴 수도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 박 장관, '징벌적 과세' 완화해야

양도소득세 중과제 폐지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징벌적 과세'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박 장관은 지난달 1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과거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 도입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된 양도세 중과 제도는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일반 세율(6~35%)보다 높은 50%, 3주택자 이상에게 60%의 양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양도세 중과를 201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고, 2010년 다시 201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정부가 주택시장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침체가 지속되자 사실상 마지막 남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에 대한 폐지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박 장관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전·월세 주택의 공급물량이 줄어든 것이 안타깝다"며 "전·월세 임대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나타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폐지' vs '내년 재(再)논의'

하지만 정부가 올해 양도세 중과세 제도 폐지를 추진할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 서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폐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우세하지만, 올해 세법 개정에서 이를 다룰 필요가 있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는 2012년까지 양도세 중과 제도가 한시적으로 유예되면서 실제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기재부 세제실의 한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제도) 자체가 다주택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인만큼 페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내년까지 유예된 상황인데다 올해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안 등 주요 세제 이슈들이 있는 상황에서 올해 개편안에 꼭 반영할 필요가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자칫 '부자 감세'로 비쳐질 수도 있어 부담스럽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올해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세제개편안에 반영돼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중의 여유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들어오면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동시에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전·월세 시장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른 세제실 관계자는 "기재부의 기본 방향은 양도세 중과 제도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실제로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은 만큼 실익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년으로 관련 논의가 넘어갈 경우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에서 유예해주는 방향을 갈 수도 있다"면서 올해 중과세 제도 폐지를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주택 거래 활성화라는 명분과 세법을 둘러싼 정치권과의 갈등 최소화라는 실리 사이에서 재정부의 결론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다.

조선비즈 핫 뉴스 Best

  • 탱크같은 힘…포드 뉴익스플로러 타보니

  • 폐차될 신세…'100억' 어치 침수車 빼곡히

  • 'AA+'쇼크에 증시 와르르…1800선으로 뚝

  • 위험자산 곤두박질…美 국채는 이름값했다

  • '7년만의 변신' 올 뉴 SM7,공개된 가격보니

chosun.com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