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입지 선정 논란 일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지난 20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민동필 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과학ㆍ예술ㆍ인문학 교수들이 결성한 `랑콩트르(Rencontre, 만남)' 모임은 과학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며 연구하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을 제안했고 이것은 당시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은하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제안됐다.
2007년 8월 경선에 최종 승리해 한나라당 공식 대통령 후보가 된 이명박 후보는 `은하도시' 개념에 산업과 교육을 합쳐 더 크고 구체화된 아이디어로 발전시켰고 그 결과 11월 과학기술분야 대표 공약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확정, 발표했다.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후 과학벨트는 급물살을 탔다. 당선 직후인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관련 중앙부처들은 과학벨트 추진지원단을 만들어 총 14회에 걸쳐 토론회와 간담회, 전문가 세미나 등을 개최했다. 그리고 이듬해 2월 정부는 과학벨트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비교적 순탄하게 추진됐던 과학벨트 사업은 정치ㆍ지역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맞선 사안과 얽히면서 사실상 표류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세종시 논란이다. 2009년 정부는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이듬해인 2010년 1월 세종시 개념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명칭은 세종시지만 내용은 사실상 과학벨트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국론분열과 긴 논란 끝에 이 방안은 같은 해 6월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되면서 백지화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과학벨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상 추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 좌담회에서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발언은) 선거 유세에서 충청도 표를 얻으려고 한 것"이라며 과학벨트 입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공약 백지화가 아닌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곧바로 해명했지만 충청권의 반발은 커지고 과학벨트 유치를 둘러싼 지역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제2의 세종시'로 불린 과학벨트 입지 논란은 지난달 7일 교과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과학벨트위원회가 출범해 구체적인 심사ㆍ평가에 착수하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마침내 16일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를, 지원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지구로 충북 청원(오송, 오창), 충남 연기(세종시), 충남 천안을 각각 지정한다고 최종 발표하면서 마무리됐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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