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대책도 바뀌나..공급부족외에 다른 요인도 고려

2011. 2.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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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대란 ◆전세대란의 배경에 대해 정부 내에서도 미묘한 시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세대책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물론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구조적 원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중순 이후 올해 초까지 일관되게 "전셋값 상승은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관련 대책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시장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잠시 과거로 돌려보자. 지난해 8~9월 이사철 시기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 대책에 대한 요구가 사회 각계에서 나타나자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사철에 따른 단기적 수요 급증 현상이어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과 청와대 요구로 국민임대주택 조기 공급, 순환용 임대주택 공급 등을 발표했던 1ㆍ13 대책 이후에도 국토부의 전세난 배경 해석은 '단기적 쏠림 현상'쪽에 무게를 뒀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연초 기자들과의 만찬자리에서 "언론 때문에 대책을 내놨다"고까지 말했을 정도다.

그러던 국토부가 최근 2ㆍ11 전세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부터 견해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비수기인 1~2월 들어서도 전셋값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자 적잖이 당황한 탓이다. 애초 1~2월 들어 전세금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급등하자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은 셈이다.

전세 관행의 반전세 혹은 월세 전환 가능성에 관심을 갖는 당국자도 생겨났다. 이원재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전세는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한 제도로 수요자들은 주택 소유 단계로 접어들기 위한 지렛대로 삼고 소유자들은 집 규모를 넓히기 위한 수단이 돼 왔다"며 "집값 안정이 장기화하면 전세 역시 연착륙하는 형태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내에서도 소수 의견이지만 전셋값 상승의 구조적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전세난의 원인은 인구 구조와 임대 형태 등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공급물량이 줄어든 것 외에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국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집 주인 처지에서는 전셋값을 올리든지 아니면 월세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지금의 전셋값 상승은 새로운 균형으로 변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재정부의 공식적인 견해와는 사뭇 다른 해석이다. 이석준 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최근 전셋값 상승은 2년 전 금융위기 때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절반 이상을 설명한다"며 "지역적으로도 서울 강남과 분당, 평촌 등 수도권 동남부 일대를 제외하면 크게 오르지 않은 만큼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최근 들어 다음달 말 종료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구조적인 요인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 실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2월 말~3월 초께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대책에는 DTI 규제 완화 추가 연장 여부도 포함시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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