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무상복지 위해 비과세 줄이자더니..

실제론 세금감면 법안 앞장, 18대 국회 85개 중 46건 제출

무상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과세와 조세 감면 축소를 주장했던 민주당이 오히려 비과세 · 감면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정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18대 국회 출범 후 올해 1월까지 제출한 의원입법 가운데 비과세 · 감면 법안은 모두 85개에 달했다. 이 중 민주당이 4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30건,기타 9건 등이었다.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은 대부분 정부가 한때 검토했다가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세제개편에서 제외했던 것들이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소액의 전세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 부여' 법안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안에서 월세 소득공제(연 300만원 한도)를 신설하면서 당초 전세에 대한 소득공제도 검토했으나 공제 범위를 어디까지 정하느냐의 문제가 쉽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신용카드소득공제 일몰시한 추가 연장'도 비슷하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가 과표 양성화를 목적으로 1999년 도입된 만큼 이제는 폐지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세제개편에서 2010년 말 일몰(시한종료)을 예정대로 밀어붙일 계획이었으나 국회 반대로 올해 말까지 1년간 연장했다. 신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시한을 2013년 말까지 2년 추가 연장하자는 것이다.

정범구 의원이 발의한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의 본사 매각시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100% 감면' 법안은 작년에 재정위에 제출된 이후 정부의 반대로 아직 계류 중이다. 정부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최대 1조원가량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밖에 '농협의 신용 · 경제 사업 분리에 따른 지주회사 전환시 세제지원 혜택'(강봉균 의원 발의),'축산업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최인기 의원),'근로장려세제 지원금 전액 환급'(김춘진 의원) 등의 비과세 · 감면 법안을 제출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자감세와 비과세 · 감면을 대폭 손질해 무상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면서 대규모 감세 특혜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3+1(무상급식 · 의료 · 보육과 대학생 반값 등록금)복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증세 없이도 충분히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며 대표적인 수단으로 부자감세 철회와 비과세 · 감면 축소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비과세 · 감면을 축소하면 6조5000억원의 세수가 늘어 복지로 돌릴 수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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