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시장 다단계 위탁 만연, 수익 격차 '심각'
물류기업 51.6% 수익악화로 몸살, 41.9% 수익률 5% 못미쳐
[세계닷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평등 거래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물류시장 역시 '물류기업 간 다단계 거래'로 인한 수익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 시장은 이미 지난 2003년 중소 물류사업자들의 수익악화로 첫번째 물류대란을 겪은 후 매년 파업에 대한 산업계 물류대란 공포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파행적인 물류 다단계 거래의 근본 치유방법 논의가 본격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조사한 '국내 물류서비스 시장 실태조사'에서도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제조 및 유통화주가 위탁한 물량 중 평균 32.3% 가량을 2, 3차 물류기업들에게 재 위탁함에 따라 물류기업 중 51.6%가 수익 악화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류시장 다단계가 수익악화 주범
=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물류시장에서도 대형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2, 3차 중소 물류기업들에게 다단계 형태로 서비스를 재 위탁, 실제 물류기업의 83.8%는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소물류기업들의 41.9%는 5% 미만의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해 물류대란에 불씨를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각 물류기업의 적자 단위사업 중 51.6%는 '물류기업 간 거래'로 집계돼 다단계 수탁구조가 물류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측은 "물류시장에서 재위탁 관행은 운영의 유연성 차원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단계를 거칠수록 이익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수준을 넘는 지나친 재위탁은 중소 물류기업의 경영을 압박하고 물류 시장 선진화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물류기업의 83.8%는 물류시장의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41.9%는 수익률이 5% 미만 이라고 답했다.
◆대다수 물류기업, 과거 비해 수익 악화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59.5%는 '다단계 시장구조 및 영세업체 난립으로 인한 단가하락'을 지적했으며, 이어 '운영원가 상승'(18.9%), '화주와의 불평등 계약'(16.2%), '역량부족'(4.1%) 등을 꼽았다.
특히 물류 서비스 위탁단가 하락과 관련, 입찰할 때 화주가 제시한 요율보다 최종 낙찰가 하락률이 5~10%선인 경우가 45.8%, 10% 이상도 23.6%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물류 전문기업을 포함해 일선 물류 현장 최종 하부 사업자들이 적정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로 2003년 이후 산업시장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물연대를 비롯한 최 하위 단계에 있는 물류 사업자들은 "대형 제조 대기업과 물류사업자들의 경우 매년 물류비 절감을 빌미로 최종 단계에 있는 중소 물류 사업자들에게 운송비를 비롯해 아웃소싱 단가를 내리도록 보이지 않게 강요하고 있다"며 "매년 물류원가는 상승하고 있음에도 대형 화주들의 물류비용 인하 요구에 따라 수익악화뿐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 조정 어렵고, 근본적 시스템 개선 필요 =
"정부가 직접 나서 물류비용을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소 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찬석씨는"물류 재 위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물류 최 하부에서 근무하는 사업자의 수입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며 "유통 다단계의 폐해처럼 물류 다단계 구조를 시스템적으로 줄이는 것이 대기업과 2, 3차 중소 물류 기업 모두가 상생하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물론 화물연대 운송요금과 택배 요금 모두 당장 수익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물류 최종 사업자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 최저 운임 요율제 신설을 바라고 있지만, 자유 경제 시장에서 정부가 운임 가이드라인을 신설하고, 요금을 직접 손대는 것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물류기업의 43.7%는 향후 정책과제로 '화주와의 불평등 관계 개선', '32.4%는 영세기업 양산구조 개선', 11.3%는 '맞춤형 교육개발', 기타 12.6% 순으로 조사됐지만, 이 같은 정책적 개선에 정부가 직접 나서는 형식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다단계 재 위탁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이 옳다는 지적이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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