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시민·공무원 내부 불만 고조
"도시공동화 대책마련을" "이산가족화로 불편 막대"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29일로 한 달째를 맞으면서 향후 도시 공동화가 우려되는 과천 주민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세종시 입주를 계획했던 기업들은 다른 지역에 둥지를 틀거나 이전을 고려하는 가운데 이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천지역 반발 고조
세종시 원안대로 9부·2처·2청 등 35개 기관의 이전이 확정된 후 과천 시민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과천회, 과천노인회, 과천문화원, 과천시여성단체협의회 등 30여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정부과천청사 이전 과천시공동대책위원회'(과천공대위)는 29일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18일 과천공대위를 출범시킨 이들은 "정부청사 이전 문제가 정치적 논리로 강행됐는데 이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과천시 지원 관련 특별법 처리 등 과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시로 옮겨갈 정부 부처와 소속 공무원들은 수정안 좌절로 "더 이상의 변수는 없다"며 수긍하는 모양새지만,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서는 세종시 이전이라는 극약 처방 외에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업무 비효율은 물론이고 공무원의 이산가족화 등 불편이 막대할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기업들, 대체부지 찾아 혜택 '저울질'
수정안 부결로 세종시 입주를 계획했던 기업들은 이미 일부 계열사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이전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
한화는 세종시로 갈 예정이었던 ㈜한화 등 4개 계열사 가운데 한화L&C㈜를 충북 음성 금왕산업단지로 옮겼다. 그룹 내 연구·개발(R&D) 투자안 가운데 최우선 사업인 항공·우주 분야의 자체 연구센터 '국방미래기술연구소'도 대전 대덕과 중부권 위 지역으로 간다는 방침을 정하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와 태양전지 부문 투자 지역을 물색하기 위해 경상북도와 대구시 등을 상대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웅진도 대규모 기업 토지 공급과 세제 혜택이 무산됨에 따라 다른 지자체의 혜택을 저울질하며 대체 부지를 찾고 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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