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공장, 멈출 수 없는 삶”…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속 석포마을 가보니 [밀착취재]
50년 넘게 쉼 없이 돌아가던 굴뚝이 멈췄다. 은빛 수증기를 내뿜던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 58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고 가동을 멈췄다. 조업정지는 공장 셧다운을 넘어 석포면 전체의 시간을 느리게 만들었다.
15일 석포면으로 향하는 대현리 마을 입구에는 ‘환경단체와 외부세력은 우리의 일터를 흔들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방문객을 맞았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 제련소와 함께’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세워진 세계 4위 규모의 아연 생산 제련소다. 연간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석포면뿐 아니라 봉화군, 경북 북부권, 인근 강원 태백시의 지역 경제를 담당하고 있다.
석포면의 주민등록 인구는 2000여명인데 생활 인구까지 더하면 거주 인구는 더 많다. 대부분이 제련소 직원과 그 가족, 관련 상공업 종사자다. 실제로 제련소 사택에는 565세대가 살고 있는데 제련소 없이는 마을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학생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석포초등학교는 90명, 석포중학교는 5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경북 북부권에서 이 정도의 학생 수를 유지하는 마을은 석포면이 유일하다.


이 마을 주민들은 굴뚝은 멈췄지만 삶은 멈출 수 없다고 했다. 매일 아침 문을 여는 식당과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 등 그들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제련소 관계자는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겠다”며 “지방 소멸 시대에 환경과 지역 산업이 공존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제련소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봉화=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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