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 부결
충남 연기군 세종시로의 행정기관 이전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이 29일 끝내 국회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수정안인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ㆍ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105명, 반대 164명으로 부결시켰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의원 291명 가운데 275명이 참석했고 6명이 기권했다. 이로써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지난해 9월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건설 수정계획은 10개월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됐고, 9부2처2청의 행정기관 이전을 골자로 한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수정안 반대론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표결을 앞두고 토론자로 나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오늘 수정안이 부결된다면 원안에 대한 심판이 시작된다"며 "정세균, 이회창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지적한 약속 위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참으로 아팠지만 역사의 심판은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종시 수정안은 지난 16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됐다. 그러나 여권이 `역사의 기록을 위해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의 찬반을 물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임동규 등 한나라당 의원 66명이 이날 본회의에 부의, 상정됐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세종시 건설수정 계획이 좌초함에 따라 향후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향후 세종시 수정안에 포함됐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는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당초 세종시에 투자하기로 했던 삼성, 한화, 롯데, 웅진 그룹은 투자계획을 백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세종시 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대체 부지를 물색키로 하는 등 `세종시 출구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세종시 대신 기존 계열사 공장의 여유부지나 대체부지를 찾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애초 2015년까지 삼성전자, 삼성LED,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5개 계열사가 세종시 일원에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등 신사업과 관련한 분야에 2조500억원을 투자키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경련 관계자는 "민의의 대변기관인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킨 만큼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하겠지만 정부의 기업 유치 계획에 따라 입주 의향을 밝힌 기업들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다소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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