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돌고 돌아 제자리?..'주판알 튕기는' 건설사

신홍범 2010. 6.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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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처리 문제를 국회에 맡김으로써 세종시 건설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세종시 주택 등의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일단 수정안 처리 결과에 관계없이 세종시의 연계도로망 구축과 상·하수도 및 체육시설, 공원 등의 기반시설 공사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정해지더라도 행정기관의 이전 등은 상당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핵심기능인 정부청사 건설사업이 1년가량 중단된 데다 일부는 아직 공사 발주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시 배후 주택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도 세종시의 향방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국토부 "기반시설 건설 계속 진행"

국토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일단 원안과 수정안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반시설 건설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충북 청주와 대전,충남 공주 등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광역도로망 구축사업과 상하수도, 체육시설, 공원 등의 건설공사는 변함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원안의 핵심시설인 공공청사와 주거단지 개발 등은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사업 중단이 불가피해 원안으로 결정되더라도 당초 2012년으로 예정됐던 중앙부처 이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서종대 차장은 "수정안이 안되면 원안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총리 말에 답이 다 나와 있다"고 말해 수정안 추진에 대한 필요성을 시사했다. 앞서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역사의식과 애국심이 있다면 수정안을 지지할 것"이라며 변함없는 소신을 밝혔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당초 관련법 통과 여부에 따른 나름대로의 복안도 있었고 삼성 등 기업들의 투자 유치 여부에 대한 복안도 마련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주된 결정을 국회와 행자부가 갖고 있어서 뾰족한 복안을 마련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건설사나 민간투자기업의 혼선과 관련, 이 관계자는 "민간 투자기업이 양해각서 수준만 체결했을 뿐 구체적으로 맺은 계약이 없다"고 말해 당장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건설업체, 수정안 처리 결과에 촉각

세종시에서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10개 건설사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처리 문제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경우의 수에 따른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특히 6·2 지방선거에서 여당 참패 후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결에 따른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건설사는 분양받은 공동주택용지 가격과 이전 기업에 공급키로 한 원형지 가격과의 차이 때문에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폐기되고 '원안'으로 진행된다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어 건설사로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건설사들은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보다는 일단 정부 측의 추진방향을 지켜본 후 방향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세종시 사업에 대한 불투명성 등으로 10개 건설사가 계약금과 1차 중도금만 납부한 채 나머지 분양대금의 납부를 미루고 있다.

극동건설은 수정안이 부결되면 '원안'과 '원안+α'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의 논의에 맞춰 사업 방향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극동건설은 3필지 8만2000㎡의 주택용지를 분양받아 총 1221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수정안이 부결되면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계약금과 중도금 1차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납입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황정리가 안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래 아파트 분양 용지이기 때문에 아파트 사업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도 사업주관기관인 LH의 사업계획과 앞으로 있을 국회 처리 향방을 지켜본 후 사업추진 여부를 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분양을 해도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부담감을 갖고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파트 가격을 얼마로 할지 분양시기를 언제로 잡을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세종시 주택용지가 두고 두고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fnnews.com신홍범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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