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vs 한명숙

2010. 6. 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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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결과 따라 춤추는 핵심공약◆

서울시장 선거는 흔히 '소통령 선거'로 불린다. 그만큼 지방선거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 여야를 막론하고 치열한 정책 대결이 펼쳐지는 이유기도 하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한명숙 민주당 후보 등 두 후보의 정책 차이는 모토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오세훈 시장은 현역의 이점을 살린 '검증된 시장'을, 한명숙 전 총리는 '사람중심시장'을 내세운다.

쟁점 ① 개발&복지

오·한 두 후보의 정책은 서울시 개발 공약에서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지난 4년간 진행된 지역개발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동북권 수변개발, 서북권 친환경 경제도시, 서남권 신경제거점 등 권역별 광역중심도시를 육성하자는 게 대표적이다. 반면 한명숙 후보는 오 후보의 개발 공약을 '겉치레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재개발과 전시행정에 쓰이는 예산을 복지 분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서울시 연 예산은 21조원 수준. 한 후보 측은 "올해 서울시 교육 복지 예산은 전체의 39%인 6조5000억원인데, 2014년까지 52%인 10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추가로 늘어나는 예산 5조8000억원을 무상급식과 육아, 교육 및 생활복지로 돌린다는 것이다.

한 후보 측은 "국가상징 가로조성사업(2740억원), 2013년까지 시정홍보예산(881억원), 한강뱃길사업(1330억원), 도로교통예산 일부(4700억원) 등 전시개발예산 폐지와 집행예산 절감, 재정추가 증가분 투입 등으로 충분한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복지보다 개발 위주 정책을 폈다는 한 후보 측 주장에 대해 오 후보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다. 민선 4기 '복지 시정'을 위해 2005년 2조원이었던 복지예산을 올해 4조원으로 늘려 실질적인 복지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것. 오 후보 측은 "민선 5기에는 그물망복지 완성을 목표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회적 나눔 분위기 활성화로 지속가능한 민간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개발 공약에 대해서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으로 서울을 미래경제도시로 만들어나가면 일자리 창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동대문 디자인 패션 신도시 조성, 1200만 관광객 유치, 디지털콘텐츠사업 활성화, 금융 등 비즈니스 서비스업 육성 등을 내세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서북권, 서남권, 동북권 등 권역별 개발 계획 공약은 민선 4기 때부터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실현이 가능하고, 예산확보 방안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에 비해 한 후보는 건설 공약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다.

한 후보 측은 자치구별로 지역별 특성에 따른 개발을 추진하는 '행복한 동네만들기 센터' 설치와 다문화 거점 10곳을 관광산업지구로 육성한다는 정도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은 "구체적인 개발 공약 청사진이 부족하고 미래경제도시서울의 위상을 높일 만한 정책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쟁점 ② 뉴타운&시프트

뉴타운사업과 장기전세주택(SHIFT)은 두 후보 간 정책 차이가 크다.

일단 오 후보 측은 기존 뉴타운사업은 이어가지만 추가 뉴타운 지정은 없다는 방침이다. 오 후보 측은 "추가적인 뉴타운 지정은 없으며 기존 뉴타운 사업이 취소되더라도 재지정은 최소화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뉴타운 사업에 대해 한 후보 측은 세입자들이 밀려나가는 현실이 외면되고 있고, 영업 세입자들의 권리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명숙 후보는 뉴타운 대신 지역맞춤형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프트와 임대주택에 대한 공약은 두 후보가 큰 틀에선 비슷하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 오 후보 측은 지난해까지 8000호가 공급된 시프트를 대폭 확대해 2014년까지 5만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또 공공임대주택 10만호를 공급, 집 걱정을 없애겠다는 포부다. 10만호에는 시프트가 포함된다.

한 후보도 임대주택 늘리기에는 동의한다. 2014년까지 6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확보, 현재 14만호인 임대주택을 20만호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시프트에 대해선 물량이 적고, 고소득층도 입주한다는 문제점을 지적,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신 선진형 계약임대주택 도입을 내세운다. 민간임대주택은 서울시와 집주인이 계약을 맺고 임대료 인상을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유지하는 일종의 계약임대주택제도. 올해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가 4년 내에 9만호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낙후지역의 주거환경개선기금 1조원을 별도로 설치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오 후보 측의 공공임대 및 시프트 확대는 3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결국 SH공사의 부채가 늘어날 것이란 문제가 있다. 한 후보 측도 뉴타운사업의 대체 공약인 '지역맞춤형 재개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쟁점 ③ 한강르네상스&랜드마크

오 후보가 진행 중인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대해 한 후보 측은 '개발 지상주의'라며 거세게 비판한다. 오세훈 후보는 이미 민선 4기 사업으로 1단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33가지 사업을 추진, 거의 완료한 상태다. 5기에도 이를 이어 받아 10~1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강 주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한강 특화공원 조성, 한강공원 나들목 증설 및 강변도로 지하화, 생태하천 복원, 서해연결 뱃길과 지천 뱃길 조성 등을 내세운다.

이런 공약에 대해 한 후보는 '사실상의 운하'라며 반박한다. 한 후보 측은 "개발 대신 지천을 포함한 한강의 수질 개선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고 오염이 심각한 신곡수중보 철거를 추진하겠다"면서 한강 수질 개선을 앞세운다.

도심 랜드마크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오세훈 후보는 랜드마크는 도시를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국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편다. 랜드마크 건설에 대해 한 후보 측은 "랜드마크 개발사업은 시민 생활에 영향이 크므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핵심 정책 브레인 누구?

서울시장이란 자리의 중요성만큼 각계 인사들 지원 경쟁도 뜨겁다. 경제정책 공약을 만드는 핵심브레인들 또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오 후보 측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정책 분야에 포진해 있다. 초선의원인 권영진 조직본부장(서울 노원을)이 두드러진다. 2002년 대선을 치러봤고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오 후보와 호흡을 맞췄다.

기획분과 부위원장인 김성식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조직기획팀장을 맡았다. 캠프 선대위원장은 권영세,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 등 4명이다.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원회는 정부 기획재정위 소속 이혜훈 의원이 맡고 있다. 여성정책 분야에는 여성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진수희 의원과 여성정책본부장인 이계경 전 의원이 있다. 중소기업가 출신인 배은희 의원도 눈에 띈다. 최창식 전 부시장(비전공유본부장) 세 명의 공동 체제다.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의원은 특보단장으로 오 시장과 노동계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브레인으로는 정책자문단을 맡은 최창식 전 부시장이 있다. 최 단장은 교육, 복지, 도시공간, 보육 등 분야의 정책팀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단장은 한양대 도시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 2부시장과 뉴타운 사업본부장을 거쳤다.

한명숙 민주당 후보 캠프는 참여정부 시절 국무회의 축소판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총괄 지휘 아래 '정책통' 이용섭 의원과 김수현 전 환경부 차관이 캠프의 양 날개를 형성하고 있다. 국세청장,건교·행자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은 한 후보 측의 부동산,예산,세제 등의 정책공약을 조율한다.

김수현 전 차관은 정책위원장을 맡아 '사람예산 50%' 공약과 친환경 서울시정의 밑그림을 그렸다. 서울대 도시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국민경제 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거친 지역계획 분야 전문가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8호(10.06.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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