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체감경기 -20도'..정부는 추가 규제?

2010. 2.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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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대란 우려. 건설사 연쇄 부도 공포 확산. 재건축 이외 주택거래시장 체감온도 -20℃'

이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이 16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택ㆍ건설업계가 부도 공포에 떨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오히려 '부동산 추가 규제' 가능성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주택 거래가 급속 위축되자 주택ㆍ건설업계는 최근 정부에 양도세 감면혜택 연장과 대출규제 완화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업계의 '살려 달라'는 요청에 정부는 지난 4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규제 완화는 커녕 '필요시 시장을 더 옥죄겠다'는 강공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와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상황 인식 능력'에 의구심까지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금융위기 직전 수준 밑돌아=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은빛마을 197㎡형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51).

강남 출퇴근이 힘든데다 자녀들이 출가해 주택 규모를 줄여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108㎡형으로 이사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살던 집을 내놨다. 그러나 5개월째 집이 팔리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작년 하반기 정부의 DTI 규제 수도권 확대, 강화 이후 주택거래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거래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태다. 재건축 호재를 동반한 일부 강남지역 재건축을 제외하곤 일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2008년 10월 글로벌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주택거래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실제로 정부가 공식통계로 삼는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9월보다 1.4%, 강남구는 1.1% 각각 하락한 상태다. 용산 -1.4%, 광진 -3.4%, 노원 -1.2%, 동작 -2.4% 등도 마찬가지.

강동구(3.3%)와 영등포(3.1%), 종로(3.0%) 등 만이 금융위기 직전 가격을 회복한 상태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0.2%)도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밖에 인천 -1.3%, 성남 -5.6%, 고양 -3.8%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 아파트 가격도 과열은 커녕, 금융위기 충격에서 조차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폭탄 돌리기, 건설사 연쇄 부도 초읽기(?)=

기존 주택 거래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안 활기를 보이던 신규 분양시장도 급속 냉각되면서 건설업계에는 또다시 부도 공포가 휘몰아치고 있다. 양도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쏟아져 나온 밀어내기 물량이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팔리지 않고 쌓여 건설사의 유동성을 묶는 부메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업계는 이달 말 이면 실제 전국 미분양이 16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45조 여원에 달하는 자금이 미분양에 묶이면서 벌써부터 'A, B, C 사의 자금줄이 말랐다'는 등의 살생부가 나돌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중견 건설업계를 공포로 내몰고 있다.

▶' 살려 달라'는 업계 애원에, 정부는 '더 옥죄'=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 공급은 사실상 중단된 반면 수요가 덜한 신도시 택지지구 등 수도권 외곽에 주택 공급이 쏠리면서 앞으로도 미분양 사태와 건설사 유동성 위기의 악순환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주택건설업계는 주택거래 정상화와 신규 분양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반 시장적인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수급불안과 학군 수요 등으로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과 전세시장은 불안한 반면 ▷강북권 주택거래는 꽁꽁 얼어붙고 ▷수도권 신규 아파트 단지에는 불꺼진 빈집이 넘쳐나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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