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미분양 14만가구 육박 '공포 도가니'

2010. 1. 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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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11일 양도세 감면 폐지를 앞두고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신규 분양 물량을 쏟아내면서 또다시 미분양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이달 전국적으로 13만가구를 훌쩍 넘어선데 이어, 내달에는 14만가구에 육박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토해양부가 공식 발표한 작년 11월말현재 전국 미분양가구는 12만2542가구다. 지난 11월 8개월만에 처음으로 미분양 가구수가 2100가구 늘어난데 이어, 작년 12월과 이달들어 새로 발생한 미분양 아파트는 1만 1000여가구 이상 훌쩍 늘었다.

전국적으로 13만가구 이상이 집주인을 찾지 못해 빈집으로 남게 된 것이다. 작년 전국 평균 분양가가 3.3㎡당 1032만원, 일반 아파트형인 119㎡형을 고려할때 약 45조 여원의 자금이 묶이게 된다. 이는 곧 건설사들의 자금난 심화와 연쇄 부도공포로 연결될 전망이다.

특히 새해들어서는 부천과 고양 등 수도권에서도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단지가 속출하는 등 신규 분양 아파트 3채중 1채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1월 미분양률이 12월의 거의 두배=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수도권에서 공급된 가구수는 2만2987가구로 이 중 4454가구가 3순위에서도 가구수를 채우지 못해 미분양률은 19.3%를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을 대상으로 100가구 이상에 올 1월 1일부터 20일까지 3순위까지 청약접수를 마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총 9403가구 중 3209가구가 순위 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률을 따져보면 34.1%로 3 채 중 1 채는 미달돼 1월의 미분양률이 한달 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렇듯 지난해말부터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던 밀어내기식 분양의 역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부터 내달 4일까지 수도권에서 1~3순위 접수를 받는 물량은 총 4200여 가구다. 은평뉴타운을 제외하곤 단지 대부분이 경기, 인천 등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 지역에 있어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내달께는 미분양 가구수가 14만가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 고양 > 김포 > 용인 > 수원ㆍ화성 순..광교는 독보적=작년 12월부터 이달 20일까지 1~3순위 접수를 마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속출한 지역은 경기도 고양시로 드러났다.

고양시는 총 5개 단지에서 5394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1934가구가 미달됐다. 이어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곳은 김포한강신도시였다. 총 4개 단지 3743가구 중 1675가구가 순위 내 미달됐다. 이어 경기 용인이 3466가구 중 1426가구가, 수원ㆍ화성이 1652가구 중 660가구가 3순위까지 가서도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밖에 파주가 292가구, 별내가 176가구가 미달됐다. 하지만 공급된 총 가구수 대비 미달된 물량을 비교하면 순위는 달라진다.

미분양률은 김포가 44.7%, 용인이 41.1%, 수원ㆍ화성이 39.9%순이었고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나왔던 고양시는 35.8%로 상대적으로 미분양률은 낮게 나왔다. 반면 경기 대부분 지역이 미분양 초토화를 맞았지만 지난 18일 '광교자연앤자이'가 평균 24.7대 1로 1순위 마감되는 등 광교는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임을 재확인 했다.

미분양 심화될 것=경기침체에다 양도세 감면혜택 종료 등으로 이같은 미분양 사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별내신도시의 경우 불과 두세달전 쌍용은 경쟁률이 30대 1이었지만, 최근 남광하우스토리는 3순위 미분양됐고, 수원현대아이파크, 고양 두산위브 등도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보금자리와 청약제도 변경 등으로 분양시장은 더욱 양극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올 분양시장은 세제감면혜택 만료와 맞물려 투자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향후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입지나 상품성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대거 미분양을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 해소를 위해 내달 11일 종료 예정인 양도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중견건설사 A사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과 광교, 위례신도시 등 공공택지물량 등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주택이 올한해 공급될 예정이어서 민간건설사들이 크게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양도세 면제 혜택 연장이나 DTI규제 철폐 등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구매 연령층인 20?40대의 취업자 감소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아파트 거래도 위축되고 있어 양도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의 미분양 아파트가 적정 물량인 7만3000가구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양도세 감면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주남?박지웅?정태일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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