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할 수 없는 구룡마을, 해법은?

[머니투데이 서동욱기자][[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 하 > ]서울시-강남구 다른 개발방식 고집 난항]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개발에 대해 서울시와 강남구가 각기 다른 개발방식을 주장하고 있지만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열악한 기반시설로 화재나 질병 등 각종 사건사고에 취약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강남구의 제안대로라면 개발이익에 따른 특혜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업구역 안에 보존용지인 도시자연공원이 포함돼 있는 점도 도시개발업무지침에 어긋난다고 판단한다.

시는 국토해양부 질의 결과 "토지소유자가 주된 사업시행 목적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주변지역을 사업구역으로 편입하거나, 단순히 사업제안의 동의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존용지인 도시자연공원을 구역 안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으며 이를 구에 통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사업 지정권자가 서울시장인만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시장은 구역지정을 할 수 있다"는 국토부 회신결과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또 인천시 계양구의 경우도 개발구역에 공원을 포함, 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구는 특히 사업승인에 다른 특혜논란과 관련, 문화시설이나 근린공원, 노인복지시설 등의 기부체납을 통해 개발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 업무지침이나 특혜논란 등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자는 게 강남구의 기본 입장이다.

구룡마을 해법은 없나

=이 같은 입장차에 대해 기관 간, 이해 당사자 간 일정부분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현기 의원은 지난달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울시와 강남구가 일정부분을 서로 양보해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 전역을 총괄하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다른 지역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강남구 측 안은 개발주체가 사업이익을 독식하는 것이 아닌 만큼 지역 특성에 맞는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개발은 반드시 관에서 추진해야한다는 시각을 제고해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어떤 개발방식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보다는 고통 받고 신음 받는 주민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이주형 교수는 "개발이익이 국가에 환원된다면 민간에서 공공개발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것을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녹지를 개발면적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개발을 통해 이를 다시 녹지로 환원하면 녹지훼손으로 볼 수 없다"며 "도시계획 입안권자와 해당지역 주민, 사업주체 3박자가 개발을 원한다면 관련 법규만을 내세워 이를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찬바람 부는 계절이 곧 시작된다. 내년 1월이면 경찰관 1명과 농성자 5명이 사망한 '용산참사'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된다. 거대한 화약고 같은 구룡마을이 '제2의 용산'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서울시와 강남구, 거주민과 토지주들의 현명한 해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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